소녀가수, '삼촌팬'이 갈아탈까 무서워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03.06 09: 38

 
최근 몇 년 사이에 '삼촌팬'이란 특정 팬층을 지칭하는 새 용어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포미닛, 에프엑스, 시크릿 등 가요계가 아이돌 위주로 재편되고 여자 아이돌 가수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부각된 팬층. 남자 톱스타들도 스스로 "난 OO의 삼촌팬"이라고 당당하게 고백하는 시대다.
보통 30대 이상 중년 팬들을 지칭하는데 넓게는 50대 이상까지도 포진돼 있다. 이에 대해 한 가요관계자는 "예전에도 스타에 열광하는 나이 있는 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로 10대팬들의 활동이 부각됐던 반면, 점차 스타보다 나이가 많게는 20~30살 많은 삼촌팬, 누나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라며 "이는 1세대 아이돌과 동시대를 살았던 대중이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가수를 지지하는 것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높아진 경제력으로 대중문화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의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활성도 한 이유로 거론되는데, 이를 통해 삼촌팬들이 적극 유입돼 결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촌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성장한 대표적 가수가 그룹 소녀시대와 아이유다. 아이유는 일반 삼촌팬 뿐 아니라 유희열, 윤종신, 이승환, 윤상 등 삼촌뻘 가수들의 적극 지원을 통해 대세로 자리잡았다.
 
또 한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유튜브 등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삼촌팬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일본 삼촌팬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를 위해 일부러 준비하는 독특한 퍼포먼스, 열성적인 수집가의 모습 등을 통해 삼촌팬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보통 삼촌팬은 누나팬에 비해서는 소극적으로 인식돼 왔지만 점차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누나 이모팬을의 결집력을 보여주는 팬덤 중 하나로 손꼽히는 JYJ 팬들은 사회적 커리어와 경제력을 가진 팬들의 모임으로 유명한데, 스스로 JYJ 전용 인터넷 방송국을 개설할 정도로 열정과 전문성을 접목시키고 있다. 
 
삼촌팬들의 집단화된 움직임은 단체로 공연을 몇 차례나 방문하거나 생일에 신문광고를 내고 졸업식에 화환을 보내는 것 등으로 표현된다. 
 
삼촌팬의 사랑이 소중한 것은 아이돌 뿐만은 아니다. 트로트가수 장윤정의 팬클럽도 삼촌팬들이 주를 이루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장윤정의 한 삼촌팬은 "지친 업무 중에도 장윤정을 보면 힘을 얻는다"라고 말하며 장윤정이 방송에 출연하는 날은 퇴근 준비를 서둘러 직접 응원도구와 선물을 챙기고 방송국을 찾아가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슈퍼스타K2' 출신 가수 김보경은 삼촌팬들에 대해 "다재다능 하신 분들이 많다. 각 분야별로 많은 분들이 계셔서 항상 그 분들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는다"고 전하며 삼촌 팬들에게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책을 꼽은 바 있다.
이렇기에 소녀가수들은 삼촌팬에 대해 예전에는 저변에서 응원해주는 고마운 어르신들이란 생각에서 이제는 중심 버팀목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 소중함을 여실히 깨닫고 있다. 이로 인해 어리고 귀여운 소녀가수가 새로 등장하면 긴장감이 밀려오는 것도 사실. 한 아이돌 여자 가수는 "삼촌팬들의 사랑이 정말 감사하다. 삼촌팬들이 찍고 밀어주는 가수는 확실히 뜨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만큼 더 어리고 귀여운 소녀가수가 새롭게 등장하면 삼촌팬들이 그쪽으로 갈아타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 실제로 삼촌팬들이 다른 가수로 갈아타 인기가 떨어진 경우도 본 적이 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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