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뭉친 경맥 사관회 '마음은 여전히 현역'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3.06 12: 35

현역 시절의 화려한 몸놀림은 아니지만 열정 만큼은 변함없었다.
 
지난 1981년 경북고 4관왕 신화를 이룬 경맥 사관회 멤버들이 30년만에 녹색 그라운드에서 다시 뭉쳤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 성준 재활군 코치, 최무영 편성팀장 등 경북고 4관왕을 이끈 주역들이 모여 경맥 사관회 야구단을 창단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안동 강변야구장에서 안동시 사회인야구단 대표팀과 창단 경기를 펼쳤다.
최 팀장을 비롯한 선수 출신 회원들은 경기 전 펑고 배트를 들고 수비 훈련을 돕거나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기도 했다.
 
"30년 만에 하니까 힘들다", "오랜만에 공 던지니까 손가락에 물집이 생긴다". 회원들의 푸념(?)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반면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할 때면 "학창시절보다 낫다", "삼성 입단 제의받는 것 아니냐"는 칭찬도 쏟아졌다.
"지천명이 되면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경맥 사관회 야구단을 결성하게 됐다"고 밝힌 이동일 회원은 "우리 나이에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다. 야구를 통해 새로 도전하는 용기를 심어주고 싶다. 모교 야구부 지원뿐만 아니라 야구도시의 명예 회복에도 기여하는게 바람"이라고 전했다.  
비선수 출신인 손영탁 회원은 "학창 시절 우상이나 다름없었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당시 수 백 명의 여고생들이 성준 코치를 비롯한 동기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교문 앞에 몰려 있었다"고 회상했다. 오빠부대의 원조라는 게 공통된 의견. 그리고 그는 "야구를 통해 몸도 마음도 젊어지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9회까지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아쉽게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지만 희망과 용기라는 소득을 얻었다. 승패를 떠나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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