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가장 힘든 시즌이다" VS "국가대표가 몇명인데"
SK 와이번스가 55일 동안의 혹독한 담금질을 마치고 6일 오후 귀국한다.
SK는 지난 1월 11일 일본 고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후 2월 16일부터는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에 매진했다. 1차 캠프가 전체적인 기량을 1군급으로 끌어올리는 단계였다면 2차 캠프는 본격적인 실전 경기를 통한 약점 보완에 집중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이번 캠프를 마치며 "점수로 따지면 60정도 주고 싶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지 않다"며 "주전포수가 없는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캠프 동안 "지난 4년보다 좋지 않다", "5~7위 전력"이라고 평가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김 감독은 좀 더 들어가서 투수진에 대해서는 "투수 보직이 완전하게 확정되지 않은 것도 고민"이라면서도 "정대현의 기량 회복과 젊은 투수들(김태훈, 박종훈)의 급성장이 이번 캠프 성과"라고 설명했다.
야수들에 대해서도 "클린업 트리오는 박정권, 이호준, 최정"이라고 이례적으로 밝힌 후 "백업이 충분치 않다. 공격과 수비에서 박진만이 나주환의 공백을 메워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60점이라는 평가를 받은 SK에 대한 외부 평가는 어떨까.
▲올해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야구계에서 "올해는 다르다"는 말이 나오면 긍정적이었다. 부진했던 선수나 팀이 "이번 만큼 해내겠다"는 '각성'이나 '각오'의 의미로 자주 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에게 쓰이면 부정적이 된다.
SK는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해태 이후 사실상 왕조를 형성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지난 2007년 부임한 후 이 시기에 한 번도 만족스런 평가를 내린 적이 없었다. 4강은 커녕 항상 '꼴찌 전력'이라고 상대를 안심시켰다. 올해도 마찬가지.
과연 SK를 보는 야구인들의 평가는 어떨까. 일단 수긍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야구인은 "지금까지 한 팀이 4~5년 동안 계속 정상에 올라 있었던 적이 없었다. SK는 그만큼 대단한 팀"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주축들은 시즌이나 비시즌이나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반면 새로운 얼굴이 별로 없다. 했던 선수가 또 하는 것이다. 게다가 박진만 외에는 전력보강이 거의 없었다. 이제는 정말 지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힘겨운 시즌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김성근 감독의 재계약 여부가 걸려있는 시즌인 만큼 다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다"면서도 "선수들이 김 감독의 의지와 기대에 얼마나 따라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전력만 놓고 보면 분명 예년보다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똑부러지게 성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SK의 4번째 우승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국가대표 출신이 몇명인데
SK는 여전히 우승 후보 0순위이기도 하다. 한 야구관계자는 "SK의 현 전력을 보고서도 그런 말이 나오나. 국가대표가 몇명인지 보면 답이 나오지 않나. 당장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뛴 선수만 6명이다"면서 "4강 전력이 아니라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웃었다.
실제로 SK는 김광현이 안면마비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탈락했지만 송은범, 정대현, 박경완, 정근우, 최정, 김강민 6명이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중 송은범, 최정, 김강민은 병역혜택까지 받아온 상태다. 여기에 지난 시즌 다승왕 김광현을 비롯해 초인불펜 정우람, 작은 이승호, 박정권, 박재홍, 박재상 등 대표팀이나 마찬가지인 선수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오키나와에서 각팀 투수들의 볼을 지켜본 오석환 심판은 "아직 캠프라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삼성의 젊은 투수들도 좋고 SK도 좋다. 역시 SK 투수들의 볼 구위는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온 상태다. 특히 정대현의 구위는 대단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허구연 아시아야구연맹 기술위원장 겸 MBC 해설위원 역시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SK 전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 감독의 선수운용이 탁월한 만큼 올해도 우승 후보인 것만은 틀림 없다. 지금까지 그것을 보여주지 않았나"면서 낮은 전력 평가에 대해 "선수들을 독려하는 방식이 여느 감독과 다른 것 뿐"이라고 이해했다.
팀간 전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야구에서 시즌 전 이렇다 저렇다 예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평가를 놓고 섣불리 단정지을 수도 없는 것이 야구다. 결국 뚜껑을 열기 전에는 모두 알 수 없다. 변수는 항상 도사리고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피나는 훈련을 통해 패배의 변수를 줄이는데 총력을 기했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안다.
한편 SK는 오는 9일 광주로 내려가 KIA와 연습경기를 가진 뒤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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