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6년차 좌완투수 차우찬(24)이 달라진 건 지난해 6월27일 목동 넥센전부터였다. 이날 경기에서 차우찬은 6⅓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으로 넥센 타선을 1점으로 틀어막고 선발승을 거뒀다. 이후 차우찬은 무적이 됐다.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17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1.87로 위력을 떨쳤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와 함께 승률왕이라는 개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그렇게 차우찬은 떴다.
올해 새롭게 삼성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은 새로운 에이스로 차우찬을 지목했다. 기대대로 차우차는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3차례 선발등판에서 12이닝 동안 2자책점만 허용하며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찍히는 등 페이스를 잘 끌어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달 2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지는 KIA와 공식 개막전 선발이 유력하다. 삼성은 그에게 류현진과 김광현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27일 이후만 놓고 보면 차우찬은 류현진-김광현과 투수 빅3였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승수를 거둔 투수가 차우찬이었다. 물론 승리는 투수의 재량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전체 성적을 놓고 봐야 한다. 차우찬은 이 기간 평균자책점 1.87,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0, 피안타율 2할2푼1리를 기록했다.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은 6.33이닝이었다. 퀄리티 스타트를 9차례했는데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가 6차례. 여기엔 완투도 2차례 포함돼 있다.

같은 기간 동안 류현진은 11경기에서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81, WHIP 0.95, 피안타율 2할7리를 기록했다.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은 무려 7.64이닝이었다. 11차례 중 9차례가 퀄리티 스타트였고 9차례 모두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경기였다. 완투도 3차례 있다. 류현진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대목. 김광현도 같은 기간 17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2.39, WHIP 1.35, 피안타율 2할2푼4리를 마크했다.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은 6.41이닝. 퀄리티 스타트는 13회를 했는데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는 5차례였다.
차우찬은 류현진과 입단동기다. 지난 2006년 2차 1번 전체 7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당시 2차 전체 2순위가 한화에 지명된 류현진이었다. 그리고 이듬해 김광현이 1차 지명을 통해 SK에 입단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할 때 차우찬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좋은 구위에도 그 좋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꽂지 못한 게 이유였다. 2010년 6월27일 투구에 눈을 뜨기 전까지 차우찬의 데뷔 후 9이닝당 볼넷은 평균 5.34개. 그 이후에는 3.24개로 2개 넘게 줄였다. 제구가 안정되자 좋은 공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차우찬은 "제구는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직접 깨우쳐야 한다. 공을 놓는 포인트가 일정해지면서 투구 밸런스가 안정됐다. 왜 이제 깨달았을까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떨지 않고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볼에 힘이 있어 장타도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대로 6월27일 이후 차우찬의 피홈런은 단 4개. 류현진(5개) 김광현(7개)보다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우찬은 스스로에 대해 "(류)현진이나 (김)광현이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류현진과 김광현의 양강 구도를 깰 유력한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waw@so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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