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전남 감독이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 팀의 주축 지동원의 결장이 확정됐음에도 미소를 지은 이유가 있었다.
전남 드래곤즈는 지난 6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전북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1라운드 원정 경기서 공영선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남은 개막전에서 강팀 전북을 상대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으며 이번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또한 정해성 감독 부임 후 첫 공식 경기서 승리를 차지했다.

사실 이번 개막전서 전남이 전북을 상대로 승리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전북은 리그 최정상을 다투는 강팀 중의 강팀이었고, 전남의 전력을 높게 평가해봤자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다투는 정도였다. 게다가 2월 말 팀 공격의 핵심 지동원이 부상을 당하면서 전북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지난달 말 미디어데이에 나타난 정해성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에 전북 최강희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서 "정해성 감독님, 정말 지동원 부상이 맞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만큼 정해성 감독한테 자신감이 느껴졌기 때문.
그렇지만 개막전 선발출전 선수 명단에는 지동원이 없었다. 심지어 주축 풀백 윤석영도 빠졌다. 전력상 완벽한 전남의 열세. 이에 정해성 감독은 경기 전 가진 인터뷰서 "지동원과 윤석영 둘이서 전남 축구를 모두 다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정해성 감독이 남긴 말 뜻은 경기가 시작한 뒤 알 수 있었다. 전남의 선수들이 빠른 템포의 축구로 전북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 한 발 더 뛰는 축구로 전북과 중원 싸움에서 이기기 시작했고, 측면에서도 빠른 스피드로 침투에 성공한 것. 전북은 전남의 공세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일은 터졌다. 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공영선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2명을 제치고 한 템포 빠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 전북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선제 실점이었다.
전남은 한 번 잡은 리드를 끝까지 내주지 않았다. 전북이 후반 막판 동점골을 위해 맹공을 퍼부었지만, 전남은 전북의 공격을 모두 무위로 돌리며 적지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전남 선수들은 대어를 잡았다는 기쁨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정해성 감독은 전북전 승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북이 강팀인 만큼 선수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는 것.
전남은 앞으로 포항과 서울을 잇달아 상대하게 된다. 전력상 높게 평가를 받는 두 팀인 만큼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다. 그렇지만 정해성 감독은 "이제 황선홍 감독이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전남이 전북전 승리를 계기로 시즌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마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공영선(가운데)=전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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