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생각하지 못한 패배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전력에서 앞섰기 때문에 손쉽게 승리를 차지할 줄 알았지만 선수들이 계산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날 패배가 이번 시즌 목표 달성에 있어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는 지난 6일 전주 월드커경기장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1라운드 홈 경기서 공영선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전북은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홈 3연승 및 5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중단하게 됐다. 이날 전북은 점유율서 55대45로 우세했고 슈팅수에서도 15대5로 크게 앞섰지만 가장 중요한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분명 전북이 전남에 객관적인 전력상 앞섰던 것은 사실이다. 전남 공격의 핵심 지동원이 부상으로 결장했고, 주축 풀백 윤석영도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전북은 전력에서 우위를 승리로 이어가지 못했다. 이유는 전북다운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전북은 전반전에서 이동국-정성훈 '투톱' 체제를 가동했다. 전력상 우세를 이용해 투톱 전술을 점검해보겠다는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이 의도한대로 경기는 풀리지 않았다. 장신의 투톱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
전반전 내내 이동국과 정성훈은 자신들의 장기인 포스트플레이를 펼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부정확한 크로스는 전남이 빠르게 역습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 줄 뿐이었다. 이를 지켜본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전북이 전북답지 못한 전반전을 했다"며 전북이 지난 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그러나 전북은 후반전 들어 완벽하게 달라졌다. 정성훈과 김동찬을 빼고 이승현과 루이스를 투입하며 경기의 흐름이 바뀐 것.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이승현의 측면 돌파와 루이스의 개인기는 전북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그럼에 따라 전북이 본연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정작 중요한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내내 전북이 몰아치는 모습을 보였다. 점유율은 물론 슈팅수까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골이 터지지 않으면 승부는 이길 수가 없는 법. 결국 전북은 홈 경기서 패배하고 말았다.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
라커룸에 들어서는 선수들도 고개를 떨어트리고 들어갔다. 환호성을 지르는 전남 선수들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전북이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패배는 시즌 30번의 경기 중 단 한 번일 뿐이다. 리그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나 FA컵처럼 패배가 탈락이 아니다. 그만큼 실패를 발판 삼아 도약의 기회를 삼을 수 있다.
전북은 이번 시즌 정규 리그와 ACL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전북으로서는 다양한 전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강희 감독도 기존의 원톱이 아닌 투톱을 이날 테스트한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아쉽지만 문제점을 보완해 다음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패배만 있고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경기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선수들도 좌절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패배의 쓴 맛은 어서 잊고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문제점을 보완에 주력하면 된다. 분명 전북의 전력은 리그에서 상위권에 있다. 전북 선수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믿으면서 자만하지만 않는다면, 전북은 언제든지 선두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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