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SK 와이번스에는 흔한 작전이 11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 발생했다. 꼭 '김성근식 야구'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일어났다.
미국프로야구(MLB) 탬파베이 레이스 조 매든(58) 감독이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브라이트 하우스 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시범경기에서 9회말 4-4 위기 상황에서 내야수를 5명 포진시키는 전무후무한 작전을 구사했다.
탬파베이 매든 감독은 9회말 필라델피아 로스 글로드에게 안타를 맞고 델윈 영의 희생 번트 때 3루수 파마니악의 1루 송구 실책으로 무사 1,2루가 됐다. 필라델피아는 또 다시 희생번트를 시도해 1사 2,3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매든 감독은 갑자기 마운드로 올라가 내야수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좌익수 러스 캔슬러에게 뛰어 오라고 손짓했다.

영문도 모른 캔슬러는 마운드 근처에서 감독을 만났고 갑자기 덕아웃으로 들어가 내야수 글러브로 교체해 3루 베이스를 지켰다. 매든 감독은 3루수는 유격수 근처로, 유격수는 2루 베이스 뒤로 이동해 5명의 내야수를 만들었다.
매든 감독의 용병술에 순간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기자실에 있던 탬파베이와 필라델피아 담당 기자들 모두가 놀라며 "시범경기에 이런 모습을 보다니…"라고 말한 뒤 "월드시리즈를 보는 것 같다"며 웃기 시작했다.
비록 탬파베이는 1사 2,3루에서 조엘 노튼에게 끝내기 우전 안타를 맞고 패했지만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신선한 충격과도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 후 1루측 덕아웃 근처에서 기자들과 만난 매든 감독은 "사실 우린 10일 전에 이와 같은 플레이를 연습했다. 그런데 오늘 그와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비록 오늘 뛴 선수들 대부분이 마이너리그 선수들이지만, 아마도 이들이 각자 팀에 돌아가 올 시즌 중에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난 항상 경기 중에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대비한다. 난 실수에 대해서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상황에 맞아 떨어졌다면 우리가 승리할 수도 있었다"며 좋은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사실 우익수로 날아간 타구 역시 이와 같은 수비 시프트에서는 우익수가 전진 수비를 했어야 했다. 이 역시 시행착오를 통해 그에게 교훈이 됐을 것"이라며 "그냥 시도한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ESPN의 제이슨 스타크 기자가 "월드시리즈에서나 볼 수 있는 상황을 오늘 우리는 시범 경기에서 봤다. 메이저리그 감독들 중에서 당신만 실천했다"고 말하자 매든 감독은 "간단한 문제다. 우리는 연습한 작전을 실행했을 뿐이다"고 대답했다.
"한국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세 차례나 이끈 감독이 이와 같은 작전을 자주 구사해 비난을 받기도 한다"는 질문에 매든 감독은 "좋은 감독은 결코 주변의 비난을 듣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좋은 감독일 것"이라며 김성근 감독을 존중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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