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승리는 나의 전부나 다름없다".
메이저리그를 가리켜 흔히 '꿈의 무대'라고 한다. 수 많은 선수들은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힘든 마이너리그 시절을 버텨낸다. 메이저리거가 되면 부와 명예가 저절로 따라 온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통산 9년 동안 102승, 올스타 두 차례, 사이영상 한 차례 등을 수상한 이는 여전히 꿈을 찾았다. 지난 겨울 FA 시장 최대어였던 '특급 좌완' 클리프 리(33)다.

그는 지난 겨울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의 돈의 유혹보다 '승리' 가능성이 더 높은,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할 확률이 가장 앞선 필라델피아와 계약기간 5년, 총 연봉은 1억 2000만달러(약 1369억원)가 기본 계약을 맺었다. 두 차례 뼈아팠던 월드시리즈 준우승이 그로 하여금 챔피언 반지를 손에 끼는 것을 꿈꾸게 했다.
OSEN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브라이트 하우스 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선발 등판한 클리프 리와 경기 후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2일 이곳을 찾아 그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이날 역시 리는 선발 등판해 바빴다. 선발 등판하는 투수의 경우 경기 전 인터뷰를 하지 않고, 경기 후에는 그날 경기와 관련된 질문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번 만남 때 리는 다음 만남 때 인터뷰를 약속했고, 이날 필라델피아 홍보팀 역시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줘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가장 궁금한 점은 왜 필라델피아를 택했느냐 였다. 리는 "필라델피아를 선택한 건 최고의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 팀은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고, 월드시리즈 진출과 우승 확률도 높다. 한번이 아닌 여러 차례 우승도 가능한 전력이다. 일단 첫 번째 우승이 중요하다. 어떤 것도 보장되어 있지 않지만 난 최선을 다해서 필라델피아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우승과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팀 선발 투수진은 의심할 여지없이 최고다. 그러나 투수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타선, 수비, 불펜 투수 등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 팀은 이 모든 것을 갖췄다"고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그렇다면 클리프 리에게 있어 승리는 어떤 의미일까. 리는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승리는 나의 전부다. 경기장에서 상대팀과 경쟁해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야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승리를 하면 기분이 좋고, 패하면 기분이 상한다. 승리는 내게 있어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는 이날 탬파베이를 상대로 4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 내며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 가까이 나왔고, 주무기인 커터 역시 로케이션과 구속이 만족스럽자 또 다른 구종인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구사해 삼진을 잡아내는 여유를 보였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그는 이날 경기에 대해 "아직 스프링캠프 초기다.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곳에 공을 꾸준히 던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초반에 직구와 컷 패스트볼을 주로 던졌다. 그런데 두 구종 모두 잘 들어가서 체인지업과 커브도 던져봤다. 모든 구종의 제구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타자들이 친 타구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지난 두 경기 투구에 모두 만족함을 나타냈다.
리가 합류한 필라델피아는 1선발 로이 할러데이를 포함해 로이 오스왈트, 콜 매멀스까지 있어 '에이스급' 투수 4명을 지칭해 '판타스틱4'라고 언론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판타스틱4'라는 용어에 대해 리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동료에 배려가 있었다.
그는 "우리 팀 선발 투수는 4명이 아니라 5명이다. 조 블랜튼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블랜튼의 이름이 빠져 있는데 이것은 내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면서 "블랜튼도 그 동안 좋은 공을 던졌다. 판타스틱4가 아니라 5선발로 불려야 한다. 그는 우리와 같이 5일에 한 번씩 등판한다. 우리 만큼이나 중요한 선수"라며 동료를 챙기는 성숙한 모습까지 보였다.
필라델피아 찰리 매뉴얼 감독도 "리가 합류해 우리 팀 선발진은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가 됐다. 블랜튼 역시 몇 년 전에는 2선발로 활약했던 능력있는 선수"라고 말한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아프지 않고 꾸준히 던져 주는 것"이라며 클리프 리와 선발 모두에게 놓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지 취재 중에 만난 메이저리그 기자들 대부분도 "필라델피아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다"고 말하면서 "특히 판타스틱4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꿈을 찾아,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필라델피아를 선택한 클리프 리.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라는 그의 마지막 대답이 과연 이뤄질지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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