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영화를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든다"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1.03.07 16: 56

101번째 영화로 ‘한지’를 다룬 ‘달빛 길어올리기’를 선택한 임권택 감독이 “겁없이 도전했지만 영화로라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말 잘 만들었고, 잘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3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감독 임권택)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임권택 감독과 배우 박중훈, 강수연, 예지원 등이 참석했다.
태어나면서부터 한지와 만났다는 임권택 감독은 “술자리에서 민병록 위원장(제작자)이 한지에 관련된 얘기를 해줬을 때 그 말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영화에서 판소리, 동양화를 통해서 우리 선조들이 해놓은 한국문화와 그것이 갖는 흥, 정서를 전해오면서 이제는 무엇을 해야할까 하며 다음 영화를 걱정하고 있을 때 한지라는 소재를 만난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를 하기로 결정하고 많은 분들을 만났고,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한지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그 좋았던 한지가 지금은 세계 속에서 전혀 존재감을 잃고 있는 시대를 살면서 이것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왜 한지를 되찾아야 하는가 하는 간단한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더 깊이 가면 한도 끝도 없어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영화를 찍으며 끝까지 새로웠다는 임 감독은 “4개월 동안 영화를 찍었는데 한지에 대해 이야기해줄게 있다고 해서 계속 정보를 주신 분들이 있었다. 들을 때 마다 늘 새로운 것이었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 한지에 대해 새로운 것을 들었다”면서 “섣불리 한지의 깊고 넓은 세계를 겁도 없이 하려고 했구나 싶어 후회를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한쪽이나마 영화로 담을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는 점에서 좋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지에 대해 남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생각이 있었다. 이 영화에 대해 해외영화제에서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가 우리 자체가 소홀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 영화를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부심을 전했다.
‘달빛 길어올리기’는 시청 공무원(박중훈)과 그의 아내(예지원), 다큐멘터리 감독(강수연)이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전통 한지로 복원하면서 얽히고 부딪히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임권택 감독 101번째 작품이기도 한 ‘달빛 길어올리기’는 천년 세월을 숨쉬는 달빛을 닮은 우리의 종이 ‘한지’를 재현하면서 생기는 사건 속에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를 완성한다.
bongjy@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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