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가 거의 정해졌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순위만 남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정규리그 1위 자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더 안갯속으로 빠진 게 정규리그 MVP 경쟁이다.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으나 확실하게 두드러지는 후보가 없다. MVP 후보들의 면면은 어떠할까.

▲ KT 박상오
1위팀 KT의 중심이다. 올 시즌 49경기에서 경기당 31분25초를 소화하며 평균 15.5점 5.2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KT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체로 따지면 14위이자 국내선수 7위. 하지만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KT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특히 야투성공률이 56.5%로 전체 11위, 국내선수 3위에 랭크돼 있다. 3점슛 성공률 42.5%. 골밑이면 골밑, 외곽이면 외곽 가리지 않고 확률 높은 득점력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까지 준주전급 선수에서 당당히 특급 선수가 됐다는 점에서 스토리있는 MVP의 자격이 있다.
▲ 전자랜드 서장훈
국보급 센터의 위용을 다시 한 번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49경기 모두 나와 경기당 29분7초를 소화하고 있다. 평균 16.8점 5.6리바운드. 득점 전체 8위이자 국내선수 3위이며 리바운드는 국내선수 5위. 야투성공률도 51.9%로 국내선수 6위에 랭크돼 있다. 우리나이 서른여덟의 베테랑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위엄이다.
프로농구 전체에서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고령이지만 여전히 골밑 위압감은 웬만한 선수들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팀이 2위지만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서장훈은 1999~2000시즌, 2005~2006시즌에도 정규리그 2위팀 선수로 MVP를 받은 전례가 있다.
▲ 전자랜드 문태종
서장훈은 "난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게 없다"고 항변한다. 그런데 지난 시즌 9위팀 전자랜드는 지금 2위에 올라 4강 직행을 거의 눈앞에 두고 있다. 전자랜드가 달라진 데에는 이 선수가 있다. 문태종.
올 시즌 49경기에서 평균 31분52초를 뛰며 17.4점 5.3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전체 8위이자 국내선수 3위, 리바운드는 국내선수 6위다. 3점슛도 평균 1.73개로 전체 5위인데 3점슛 성공률도 42.3%로 전체 4위. 타고난 슛 감각으로 언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잘 아는 고단수다. 골밑과 외곽에서 확률 높은 공격을 노련하게 한다. 올 시즌 문태종이 기록한 4쿼터 득점은 평균 6.8점. 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 KCC 하승진
KCC는 높이의 팀이다. 그 중심에 바로 하승진이 있다. 최장신 센터답게 골밑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40경기에서 평균 27분9초만 뛰고 있지만 16.2점 8.8리바운드 1.4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득점 전체 12위이자 국내선수 6위, 리바운드 전체 7위이자 국내선수 1위, 블록슛 전체 5위이자 국내선수 1위다.
골밑에서 확률 높은 공격을 추구하는 선수답게 야투성공률이 65.6%로 전체 3위이자 국내선수 1위에 올라있다. 골밑에서 압도적인 높이로 상대에게 매번 미스매치를 안긴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에게 위협적이다. 약점이던 자유투 능력도 향상돼 점점 막기 힘든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
▲ 동부 김주성
MVP 단골 후보다. 올 시즌 35경기에서 평균 31분8초를 뛰면서 14.2점 5.3리바운드 3.4어시스트 1.17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은 국내선수 10위, 리바운드 국내선수 7위지만 어시스트는 전체 8위이며 블록슛은 국내선수 2위. 야투성공률은 53.9%로 국내선수 5위에 랭크돼 있다.
사실 기록만 놓고 보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김주성은 농구가 기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코트에서 존재감으로 선보이는 대표적인 선수다. 동부가 자랑하는 질식수비의 핵심이 바로 김주성이다. 높이와 스피드를 두루 갖춰 코트 구석구석을 누빈다. 동부는 김주성이 아시안게임과 부상 등으로 결장한 14경기에서 5승9패에 그쳤다. 반면 그가 뛴 경기에서는 24승11패다.
▲ LG 문태영
개인 기량만 놓고 보면 두 말할 것 없는 MVP다. 올 시즌 48경기에서 평균 36분48초를 소화하며 21.5점 8.7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랭킹 전체 2위이자 국내선수 1위이며 리바운드도 전체 8위에 국내선수 2위. 외국인선수와 다를 바 없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타고난 공격력으로 상대에게 매번 부담을 안긴다. 로포스트와 하이포스트를 오가며 확률높은 농구를 구사한다. 야투성공률이 55.1%로 전체 13위이자 국내선수 4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팀 성적이 못내 아쉽다.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LG의 팀 성적으로 MVP를 노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개인 기량을 놓고 보면 그야말로 절대적인 존재임에 부인할 수 없다.
▲ 모비스 양동근
한때 포인트가드는 MVP의 산실이었다. 올 시즌 양동근은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자리매김했다. 성적이 그것을 증명한다. 올 시즌 40경기에 출장한 양동근은 철인답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평균 36분53초를 뛰고 있다. 여기에 평균 16.3점 5.5어시스트 3.0리바운드 1.5스틸을 마크하고 있다. 득점 전체 10위이자 국내선수 5위, 어시스트 전체 1위, 스틸 전체 4위에 올라있다. 특히 3점슛은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평균 1.88개를 터뜨리고 있다.
트레이드마크였던 강력한 수비뿐만 아니라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력도 절정에 달해있다. 유일하게 아쉬운 것 하나가 바로 8위에 처져 있는 팀 순위. 플레이오프 탈락 팀에서 MVP가 나온 건 2008~2009시즌 안양 KT&G(현 인삼공사) 주희정밖에 없지만 당시에는 MVP 후보가 이번 시즌처럼 많지 않았다.
waw@osen.co.kr
<사진> 박상오-서장훈-문태종(위) / 하승진-김주성-문태영-양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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