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LG, '대물 용병' 개막 격돌 가시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08 13: 57

아직 개막까지 시일이 남아있으나 워낙 기대치가 큰 만큼 맞붙을 경우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0)와 LG 트윈스 광속 우완 레다메스 리즈(28)의 개막전 선발 맞대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지난 7일 상무와의 잠실 연습경기서 선발로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2실점하며 국내 첫 실전 등판을 마친 니퍼트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2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쌀쌀한 날씨 속에서 자기가 가진 무기를 최대한 보여주며 감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뒤이어 김 감독은 "이번 등판(7일 경기)을 기준으로 로테이션 간격도 지켜주면서 경기 당 한계 투구수를 끌어올리도록 할 것이다. 개막 때는 90~100구 정도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니퍼트는 오는 12일 대구 삼성과의 시범경기 개막 선발 이후 약 5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3회 선두타자 이종환(전 KIA)에게 내준 볼넷이 화근으로 이어지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2아웃을 잡았으나 최주환(전 두산)에게 2타점 3루타를 내준 니퍼트. 그러나 타점을 올린 최주환 또한 니퍼트의 릴리스포인트가 워낙 높아 공략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했다.
 
"아무래도 날씨가 추우니까 스피드를 조금 낮춰서 던진 것 같아요.(최고구속 144km, 싱커 141km) 3루타를 쳤던 타구도 마침 눈높이에 맞았고 스피드가 생각보다 느렸기 때문이지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간 니퍼트를 만났다면 때려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니퍼트의 투구를 지켜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 또한 "퀵 모션이 느리다는 단점이 알려졌었는데 직접 보니 견제 능력도 좋고 수비력도 괜찮은 것 같다. 컨디션이 올라오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리즈의 예상도도 밝은 편이다. 메이저리그 시절 최고 162km의 공을 던진 우완으로 2008년 볼티모어 선발진서 활약한 경력의 리즈는 전지훈련 10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3.60의 성적을 남겼다. 박종훈 LG 감독 또한 리즈에 대해서는 만족 일색이다.
 
연습경기 2차례를 통해 변화구 제구가 아쉽다는 평을 받기도 했으나 아직 투수의 진가를 100% 확인한 장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쌀쌀한 날씨와 이른 시기에 이미 157km까지 기록했다는 점은 분명 리즈의 커다란 장점.
 
손 끝이 무릎 근처까지 내려오는 긴 팔로 역동적인 팔스윙을 자랑하는 리즈가 실제 개막 후 160km 가량의 광속구를 던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제구 안 되고 공만 빠른 '와일드 씽'이 아닌 160km의 공을 낮게 정확히 제구한다면 체감효과는 더욱 높아지기 때문. 전광판 스피드건을 통해 타자에게 다가올 수치적 위력까지 감안하면 리즈는 전무후무한 광속 선발로 LG 선발진 구세주가 될 수도 있다.
 
박 감독 또한 아직 시즌 개막이 이른 시기서 니퍼트와의 개막 선발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현재 리즈의 컨디션이 LG 선발진 중 가장 좋은 축에 속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 한 4월 2일 두산과의 잠실 개막전 선발 등판이 유력시된다.
 
둘은 모두 착한 성품을 지녀 팀 내 융화도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점차 팀의 일원이 되는 동시에 선발진의 희망봉으로 자리매김 중인 이들의 선발 격돌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만약 성사될 경우 이는 단순한 개막 경기 이상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farinelli@osen.co.kr
 
<사진> 니퍼트-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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