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진, "후배 송창식,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09 07: 14

박정진은 제2의 박정진을 바랐다. 아끼는 후배 송창식을 향한 그의 마음은 애틋했다.
한화 13년차 좌완 투수 박정진(35)은 올해 하와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세광고 후배 송창식(26)에게 룸메이트를 제안했다. 이미 한 방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송창식이 고졸 신인으로 데뷔한 2004년 처음 한 방을 쓴 선배가 바로 박정진이었다. 세광고 9년 선후배 사이로 박정진이 대학 시절 교생 실습으로 세광고를 찾았을 때 학생이었던 송창식을 처음 만난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만큼 두 선수의 인연은 남다르다.
한 방을 썼던 두 남자는 올해 한화 마운드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지난해 한화 불펜의 절대 핵심으로 활약했던 박정진은 올해도 필승계투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후배 류현진에게 직접 그립을 물어보며 연마한 체인지업을 이제 거의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3차례 나와 3이닝을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마무리 오넬리 페레즈와 환상의 이어던지기가 기대된다.

여기에 송창식이 뜨고 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3차례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당장 류현진과 훌리오 데폴라를 뒷받침할 3선발로 떠올랐다. 2005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에 이어 피가 통하지 않아 손끝이 점점 차가워지는 버거씨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려 임의탈퇴로 유니폼을 벗었던 그는 야구에 대한 끈을 놓지않고 힘겹게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런 송창식을 바라보는 박정진의 마음도 남다르다. 그는 "(송)창식이가 처음 한화에 입단했을 때 나랑 같은 방을 썼다. 올해 오랜만에 같은 방을 썼는데 나도 한 때 창식이처럼 어려움을 겪은 시절이 있었다. 기술적인 이야기보다 몸 관리나 그런 쪽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운을 뗐다. 박정진 역시 2009시즌 종료 후 방출자 명단에 올랐으나 좌완 투수라는 이유로 살아남아 극적으로 부활한 '사연있는' 선수다.
송창식은 박정진 이상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때문에 박정진의 마음은 더욱 간절한다. 그는 "창식이 페이스가 워낙 좋다. 코치님들께서도 평가가 좋으시다. 오키나와에서도 창식이가 잘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더 좋았다"며 "창식이가 선발진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원래 선발로 잘했던 선수였다. 창식이가 선발로 잘 던지고, 내가 중간으로 나와 막는다면 좋지 않겠나"고 웃어보였다. 그렇게 된다면 송창식은 제2의 박정진이 될 수 있다.
송창식은 박정진보다 9살이나 더 어리다. 지금 당장보다 미래가 더 크게 기대된다. 박정진은 "창식이가 아프지 않고 계속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꼭 재기했으면 좋겠다"며 간절하게 희망했다. 선배의 애틋함과 간절함에서도 송창식의 재기를 확신할 수 있다. 선배의 바람대로 송창식이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waw@osen.co.kr
 
<사진> 박정진-송창식.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