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박성준, 지독한 공격 본능으로 애간장 GSL 4강행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1.03.08 21: 43

지독한 공격의 연속이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그의 본능에서 나온 집념의 승리였다. 스타크래프트2 리그의 밑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 코드A부터 출발한 '투신' 박성준(25, 스타테일)이 마침내 GSL 4강 입성에 성공했다.
박성준은 지난해 12월 GSL오픈시즌3서 8강 입상이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결과는 16강 탈락으로 우울하게 2011년 GSL투어를 준비해야 했다. '자신이 최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위기감은 그를 강하게 만들었다.
우승을 호언하며 자신만만하게 나섰던 코드A서 8강에서 탈락하며 다시 한 번 충격에 휩싸였다.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도전한 승격강등전을 간신히 통과하면서 체면치레는 했지만 여전히 그는 승리에 굶주릴 수 밖에 없었다.

급기야 첫 참가한 2011 GSL 시즌2 코드S서는 장민철 정종현 등 GSL 우승자 2명과 한 조에 편성되는 최악의 조 편성을 당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아무도 그의 진출을 기대하지 않을 정도였다. 김원기 임재덕 등 저그 출신 우승자들이 있지만 스타크래프트2에서 저그는 최강 종족과는 분명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 최대 고비 였다고 할 수 있는 32강전은 박성준에게 4강행 발판을 마련했다.
가시밭길이 예상됐던 개막일. 장민철을 상대로 제대로 공격 한 번 펼쳐보지 못하고 패배, 1패를 안고 정종현과 두 번째 대결을 펼쳤다. 초반부터 자원을 쥐어짜내 맹독충 공격을 준비했지만 정종현이 눈치를 채며 궁지에 몰렸다. 아무리 강력한 공격 본능을 과시하는 그 지만 철저하게 문을 걸어 잠근 정종현의 탄탄함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니 그의 투지가 저 멀리 달아나는 승리의 여신을 붙잡았다. 정종현의 맹공을 가까스로 막아낸 박성준은 얼마남지 않은 힘을 모두 쥐어짜내며 역전을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몇기 안되는 뮤탈리스크로 정종현의 앞마당 확장과 본진을 흔들면서 추가로 병력을 생산했다. 일반 게이머였다면 확장을 하거나 일꾼을 보충하는 것과는 달리 최후의 한 수로 공격을 준비했다.
그 집념이 승리의 발판으로 이어졌다. 뚫릴것 같지 않은 정종현의 정면을 돌파한 박성준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회생에 성공한 박성준은 다시 한 번 정종현을 제압하며 귀중한 16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16강에서도 그의 공격적인 스타일은 변함이 없었다. 시종일관 공격적인 운영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상대 팀 한규종의 감독인 이운재 TSL 감독도 박성준의 공격력에는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 였다.
이윤열과 8강전서도 박성준의 공격적인 플레이 색깔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윤열의 공격이 가끔씩 있었지만 그 공격 뒤에는 박성준의 아찔하고 강력한 역공이 있을 뿐이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애간장이 녹는 그의 맹렬한 공격 끝에는 귀중한 4강행 티켓을 기다리고 있었다.
워낙 빼어난 공격력이 돋보이다 보니 스타크래프트2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박성준의 인기는 높아져만 갔다. '워낙 공격적이다 보니 지는 경기도 재미있다' '속이 후련하다' '지는 경기도 챙겨보곤 한다'면서 박성준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박성준 자신도 "내 스타일이 워낙 공격적이라고 말을 하지만 팬들께서 즐기실 수 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며 활짝 웃었다.
철저하게 공격적인 운영으로 상대를 봉쇄하고 무력화 시키는 박성준표 '투신' 스타일은 단숨한 공격의 반복이 아닌 박성준의 정신이 가득담긴 최고의 패였다. 박성준이 진짜 강한 이유가 아닐까.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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