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내 모교와 직속 후배가 생겼네".
51년만에 학사모를 쓰는 김성근(69) SK 와이번스 감독이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일 밤 일본 오키나와에서 귀국한 김 감독은 전화 통화에서 두 달 동안의 스프링캠프에도 활기찬 목소리를 들려줬다. 우선 "이제 시작"이라며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즌 걱정을 드러낸 김 감독이다. 하지만 이내 "내일(9일) 아침 일찍 광주로 내려가서 KIA와 연습경기를 한 후 부산으로 가야 한다"면서 "10일 롯데와 연습경기 후에는 다음날 강의 준비로 바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이 이렇듯 살짝 들떠 있는 것은 오는 11일 동아대학교 방문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일 오전 10시 동아대 대학본부 3층 경동홀을 방문하는 김 감독은 명예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게 될 예정이다.
1942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김 감독은 51년전인 1960년 동아대 정법대 상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개인사정으로 한 학기만 다닌 후 중퇴했다. 하지만 동아대는 김 감독이 세 차례 한국시리즈 최우수감독상과 체육훈장 기린상 등을 수상하는 등 모교의 명예를 드높였다고 평가, 내규에 따라 명예학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김 감독은 명예학사 학위 수여식 후 250명의 대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에 나설 예정이다.
"강의는 1시간이나 1시간 30분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김 감독은 "졸업장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이제 한국에도 내게 모교가 생기는 것 아닌가. 51년만에 새롭게 생긴 모교 후배들 앞에서 강의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이 설렌다. 주제는 '일구이무(一球二無)'로 정했지만 10일 경기 후 좀더 구체적으로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한편 김 감독은 이미 작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동아대로부터 이 같은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 내심 기쁨을 감추지 않았지만 공식 발표가 날 때까지 비밀에 부치는 것이 예의라고 여겼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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