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발목 훈련에 최선을 다했죠".
'풍운아' 이천수(30, 오미야 아르디자)가 달라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서 방출된 뒤 한때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이천수가 전성기 기량을 조금씩 되찾고 있는 것. 작년 8월 일본 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에 입단해 부활의 기반을 다지더니 올해부터는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 6일 가시마 앤트러스와 개막전은 이천수의 기량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작년 16경기에 뛰면서 2골에 그쳤던 이천수가 2골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첫 골은 후방에서 연결된 패스를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었고, 두 번째 골은 호쾌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작년 일본 언론으로부터 "움직임은 좋지만 슈팅이 아쉬운 선수"라고 평가절하를 받았던 이천수가 아니었다.

달라진 이유가 있었다. 예년 같으면 비시즌 엉뚱한 일로 말썽을 일으켰던 이천수가 올 겨울에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슈팅에 꼭 필요한 오른쪽 발목 힘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했다. 오른쪽 발목은 이천수가 2008년 뼛조각 수술을 받은 부위다. 이천수의 축구 인생이 하강 곡선을 그린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천수의 한 측근은 "(이)천수가 작년 내내 발목에 힘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발목에 힘이 없으니 슈팅도 맥아리가 없었다"면서 "감기처럼 약 한 번 먹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니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치료부터 시작했다. 여기에 보강 운동까지 꾸준히 소화했다. 이제는 몸 어디에도 아픈 구석이 없다. 개막전 활약은 자신감의 발로"라고 설명했다.
이 측근은 "천수가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발탁 발언에도 부쩍 기운을 얻었다"는 근황도 전했다. 조광래 감독이 일본 J리그 관전은 비행기 고장으로 무산됐지만 이천수가 꾸준한 활약만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대표팀으로 뽑을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어 "천수도 한 경기로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신의 활약으로 대표팀 문호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한 천수다. 천수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한다고 했으니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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