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천, "몸쪽 꽉 차는 공, 나도 놀랐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09 10: 45

"내가 제구 좋아지면 이제 몸쪽 공 제구 안 되었을 때 퇴장 나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웃음)
 
투구폼이 간결해지면서 일본 진출 이전보다 제구력이 향상되었다는 평이다. 좌완 이혜천(32. 두산 베어스)이 2011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혜천은 지난 7일 잠실구장서 열린 상무와의 연습경기에 3-2로 간신히 앞선 4회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구원해 3이닝 1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혜천의 호투 속 7회까지 한 점 차 리드를 지킨 두산은 막판 득점 공세 속에 8-2로 승리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예전에는 제구가 오락가락하면서 특이한 투구폼으로 현혹시키던 과는 달리 지금은 키킹이 간결해지면서 제구가 안정되게 변했다"라며 이혜천의 투구가 나아졌음을 이야기했다. 현재 선수단 예상도에서 4선발 보직이 유력한 이혜천이 기대에 맞게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는 데 대한 안도감을 알 수 있었다.
 
일본 전지훈련 연습경기 2차례서 평균자책점 0(4이닝 3피안타 무실점)에 사사구 없는 모습을 보인 이혜천이었지만 그는 "전지훈련 때는 영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에 반해 7일 상무전서는 1개의 볼넷을 내줬으나 "확실히 나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전지훈련 때는 경기 성적보다 내가 생각했던 코스로 공을 던지는 데 집중했어요. 그런데 영 그 쪽으로는 공이 안 가더라구요. 롯데와의 연습경기서 3이닝 무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내가 원했던 곳으로이 제구가 25%도 안 되었습니다. 반면에 상무전에서는 변화구 구사력도 그렇고 제구도 꽤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구위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이혜천은 한낮에도 영상 5도 정도로 그치는 날씨 속에 최고 145km의 공을 선보였다. 게다가 결정구인 투심 패스트볼도 134~137km의 빠르기에 괜찮은 탄착군을 보여주며 홈플레이트 위를 갈랐다.
 
입담은 여전했다. 이혜천은 일본 진출 이전에 비해 사이드암에 가깝게 변한 것 같다는 이야기에 "나중에 더 나이 들면 언더핸드 투수가 될 것 같다"라며 웃은 뒤 "의도적으로 팔을 내린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이 탓인지 나도 모르게 팔 각도가 내려간 게 아닌가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제구가 나아지자 이혜천은 생각지 못한 고민거리를 안았다. 이전에는 제구가 안 되서 왼손타자 몸쪽으로 향하던 직구에 대해 '정상 참작'을 인정받았으나 이제는 이를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너스레였다.
 
"가끔 타자 몸쪽으로 꽉 차는 공이 나오면 나도 놀라요. 그나저나 내가 제구 되면 이제는 몸쪽 공에 퇴장 나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웃음) 예전에는 심판들께서 '쟤는 원래 제구가 안 되니까'하면서 퇴장 안 시켰거든요".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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