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비결은 없습니다. 야구에 필요한 훈련을 열심히 하면 꿈은 이뤄집니다".
대가들, 달인들을 만나면 항상 궁금한 게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하시나요?"라고 물으면 이들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나처럼 오랫동안 꾸준히 해봐요. 그럼 이렇게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들의 말 속에는 열정과 노력이 숨어있죠.
저는 지난달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시애틀 매리너스 스프링캠프장에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Cy Young Award)를 수상한 펠릭스 에르난데스(25, 시애틀)을 만났습니다. TV에서 본 것처럼 체격이 좋더라고요. 아침 일찍 클럽하우스에서 OSEN과 만난 에르난데스는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많이 전달해줬습니다.

"어떻게 경기 후반까지 90마일 중반대 빠른 볼을 꾸준히 던질 수 있냐"는 질문에 에르난데스는 "나도 어떻게 내가 이렇게 빠른 공을 던지는지 모르겠다. 신이 내게 주신 선물인 것 같다"고 말한 뒤 "4년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101마일(162km)를 한 차례 던진 적이 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에르난데스는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9년 19승에 이어 지난해에는 13승(12패)에그쳤지만 249⅔이닝을 던져 63자책점 밖에 내주지 않아 평균자책점이 2.27에 그치며 사이영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그는 공도 빠를 뿐 아니라 제구까지 좋은데요. 그 이유에 대해 에르난데스는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동작으로 다른 구종을 던져야 한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구 모션이 달라서는 안 된다"며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했습니다.
그래서 최고 투수의 입에서 뭔가 특이한 비법이 나올 것 같아 에르난데스에게 물었더니 그는 "다른 비결은 없다. 열심히 훈련하면 꿈은 이뤄진다"면서 "나도 시즌 뿐 아니라 비 시즌에도 정말 열심히 운동한다"며 너무나도 뻔한 답변을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취재를 하면서 저는 10개가 넘는 팀을 돌아보았습니다. 팀 린스컴, 클리프 리, 콜 해멀스, 브라이언 윌슨, 맷 케인 등 유명한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은 괜히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이들은 정말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비 시즌에도 스프링캠프를 위해 꾸준히 준비했습니다. 해멀스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틀만 쉬고 곧바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에르난데스 역시 "겨울 동안에도 나는 베네수얼라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클럽하우스에서 그가 옷을 갈아 입을 때 살짝 봤는데 살도 조금은 있지만 근육이 엄청 났습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난 괜찮았지만 팀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일이 올해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올 시즌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것이다. 부상만 없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팀이 개인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또 자신의 롤 모델을 묻는 질문에 "난 모든 사람들을 존경한다. 누구에게든지 배울 것이 있다"면서 최고 투수가 겸손한 태도까지 보여 놀랐습니다.
최고 투수는 공만 잘 던져서 최고가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훈련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요. 확실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서든지 배울 것이 있고 존경의 뜻을 나타낸 낮은 마음 자세까지 갖췄습니다. 에르난데스는 마지막으로 한국 어린 선수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하자 "운동 열심히 하면 꿈이 이뤄집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반복했습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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