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SK 신선우 감독과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지난 8일 잠실학생체육관서 벌어진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비슷했다. 올 시즌 마무리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라는 주문.
'만수'라는 별명을 가진 유재학 감독과 '신산' 신선우 감독은 결과에 대해서는 반응이 달랐다. 유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오늘 선수들에게 특별히 이기라는 주문은 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오늘 이겼으면 나머지 경기는 모두 승리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말았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유재학 감독은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 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7위를 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유계약으로 선발하는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은 최대 40만 달러의 선수 몸값을 지불할 수 있다. 만약 한 선수를 여러 구단이 지명하게 된다면 순위가 낮은 쪽에 우선권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 감독은 그러한 점을 미리 염두에 둔 것.

경기 시작 전에도 유재학 감독은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신경 쓸 부분이 많다"면서 "특출난 선수들이 많지 않다. 또 KBL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고민이다. 특히 부상을 당하면 시즌을 완전히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재학 감독은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해 조만간 유럽에 다녀올 계획이다.
반면 신선우 감독은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 큰 그림을 그린 것은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시즌을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궂은일을 맡겨 집중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신선우 감독의 계산.
그러나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쪽은 모비스. 경기 종료 30여 초 전까지 치열한 추격을 펼친 모비스는 막판 2개의 파울로 자유투를 내주며 경기를 패했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패하라는 감독의 의도를 벗어날 뻔했지만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은 누가 더 철저한 계산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10bird@osen.co.kr
<사진> SK 신선우-모비스 유재학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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