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맛 그리워… 아메리카노 ‘으쓱’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3.09 16: 35

카페인·칼로리 낮고 가격도 더 저렴해
국민 1인당 312잔 작년 수입 사상최대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돈 없다면서 커피는 못 끊는다. 자칭 커피 마니아라는 김모(33·여)씨의 얘기다. 그녀가 점심 식사 후 빛의 속도로 찾는 것이 있으니 바로 ‘테이크아웃 커피’다. 점심때면 구두쇠소리를 들어가며 지갑 여는 법이 없더니 후식으로 커피는 꼭 챙겨 마신다. 동료 박모(35·남)씨는 그런 그녀가 얄밉기에 앞서 당최 이해되지 않는다. 박씨 입맛엔 저렴한 자판기 커피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판매 2위는 카페라떼
지난 한 해 김씨처럼 커피마니아들이 즐겨 마신 커피는 단연 ‘아메리카노’였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2010년 음료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카페 아메리카노가 1520만잔으로 가장 많이 팔렸다.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과 1:2정도의 비율로 희석해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인기 있는 이유는 아라비카 원두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국내 커피 문화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다른 커피보다 카페인이 적고 칼로리가 낮은 덕이 크다. 때문에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가격도 다른 커피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이어 풍부한 스팀밀크와 우유거품으로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카페라떼(1010만잔), 달고 맛있는 카라멜 마끼아또(457만잔), 휘핑크림과 초콜릿을 얹은 카페모카(220만잔) 순으로 많이 팔렸다.
작년 한사람당 마신 커피량도 어마어마하다. 국민 1인당 312잔 마셨다. 거의 하루 한 잔씩을 마시는 셈이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수입이 사상 최대를 기록해 총 11만7000톤, 4억2000만달러가 수입됐다. 이쯤되면 식당에서 후식으로 커피를 내놓지 않았다가는 야박하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다방커피의 황금비율
1:2:1.5, 2:2:2, 2:2:3…. 전설로 내려온다는 다방커피의 황금 비율이다. 커피, 설탕, 프림의 3단계를 거쳐야만 고수들만이 즐겨먹는 다방커피가 완성된다. 이는 한국인들의 오랜 커피 취향이 돼 왔다.
하지만 이런 다방커피를 대접에 타 먹던 시절도 옛말이 됐다. 간편하게 타먹는 커피믹스가 대중화되면서 ‘커피 타는 여직원’이 줄어드는 데도 한몫했다. 이어 1999년 스타벅스의 국내 진출로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카페문화가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입맛도 다양해졌다. 집 커피 역시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지각변동 중이다. 일단 커피믹스의 맛이 곧 다방커피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믹스에서 티백, 캡슐커피까지. 동서식품의 맥심과 한국네슬레의 테이스터스초이스의 양자구도에서 최근 롯데칠성의 칸타타와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커피믹스가 대형마트에 입점하면서 믹스 시장도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다.
똑같은 방식으로 내려도 날씨나 내리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늘 미묘하게 맛이 달라지는 게 커피다. 변덕이 많은 셈이다. 달이기, 우려내기, 여과하기, 압력주기 등 추출법에 따라 신맛이 강조되고 구수해지거나 달콤쌉싸름해지기도 한다. 커피도 어르고 달래야 맛이 좋아진다는 절대 진리를 따르는 셈이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직장여성들이 점심식사 후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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