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제2의 토마스가 될 수 있을까.
한화는 올해 외국인선수로 우완 투수 오넬리 페레즈(28)를 영입했다. 당초 투수와 타자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투수, 그것도 마무리로 보직을 정하고 데려왔다. 한대화 감독은 "외국인 마무리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지만 우리팀 사정상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정진 외에는 확실한 좌완 투수가 없는 데다 뒷문이 상대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넬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오넬리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연습경기에서 3차례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무려 150km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당초 오넬리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던 코칭스태프에서도 조금씩 만족감을 표하며 기대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넬리가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잠그면 투수진 전체가 안정되고, '에이스' 류현진이 부담도 덜 수 있다.

오넬리의 피칭을 지켜본 한용덕 투수코치는 "연습 때보다 경기 때가 오히려 제구력이나 스피드가 더 좋다. 다른 선수들보다 마무리투수로서 갖춘 조건이 더 좋다. 매우 공격적인 스타일로 기대가 많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미 미국에서도 전문 불펜투수로 활약한 오넬리는 경험이 풍부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피칭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한대화 감독도 "오넬리에게 마무리를 맡길 것"이라고 마음을 굳혔다.
필승계투조로 오넬리 바로 앞에서 리드를 넘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정진의 평가도 비슷하다. 박정진은 "연습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컨트롤이 좋다. 아주 공격적인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선수는 일단 팀 적응을 잘해야 한다. 야구 외적으로도 성격이 털털하고 좋아 국내 선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연습할 때에도 불성실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 마무리로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한용덕 코치는 "좌타자 상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투구시 팔 각도가 거의 사이드암에 가까운 오넬리는 메커니즘상 좌타자에게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한 코치는 "우타자를 상대로는 확실히 성공할 것 같은데 좌타자를 상대하는 게 관건이다. 종으로 떨어지는 볼이 부족하지만 본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넬리는 목표도 아주 통 크게 잡았다. "50세이브를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며 강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08~2009년 한화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브래드 토마스가 2년간 기록한 세이브 숫자가 44개이며 지난 2년간 한화의 연평균 승수가 47.5승이다. 오넬리가 50세이브의 절반이라도 달성한다면 2011년 한화는 분명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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