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스프링 캠프, ML 불펜 피칭장은 다르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3.10 07: 12

지난 2월 13일 일본 오키나와를 시작으로 10일까지 한 달여 동안 한국, 일본, 미국 스프링캠프장을 취재했다.
일단 일본에서는 한국프로야구 담당 구단인 LG 트윈스를,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주니치 구단을,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10개가 넘는 팀을 관찰했다.
한국, 미국, 그리고 일본은 세계 야구를 대표하는 강국인데 2011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3개국 취재를 하면서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어 여러분들께 소개한다. 바로 투수들이 투구 연습을 하는 불펜 피칭장이다.

일단 일본에서 제가 취재한 LG와 주니치의 불펜 연습장은 4면이 모두 막혀 있다. 특히 투수 포수 부분은 철판으로 되어 있어서 투수들이 공을 던지면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갈 때 연신 '팡팡'소리를 낸다. 분명히 공은 130km 초중반대지만 청각 효과는 160km를 넘게 들린다.
반면 메리저리그 불펜 연습장은 공을 던지는 투수쪽과 공을 받는 포수 뒤쪽만 막혀있고 양쪽 옆은 뻥 뚫려 있다. 심지어 팬들이 바로 옆에 서서 투수들의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이야기를 하면서 "우와, 그레인키가 불펜 피칭을 한다"는 등 이야기도 나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제지하는 이가 없었다. 눈으로 볼 땐 150km에 가까웠지만 효과음은 전혀 없었다.
왜 메이저리그 불펜 피칭장은 양 쪽 사이드가 모두 뚫려있고, 심지어 팬들이 지켜보고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할까. 그래서 OSEN은 지난달 애리조나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캠프장에서 만난 팀 벨처 클리블랜드 투수 코치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한미일 불펜 연습장의 차이를 들은 벨처 코치는 "3개국의 차이가 있는지는 나도 몰랐다"고 말한 뒤 "일본과 한국의 이유는 모르겠지만 메이저리그의 경우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팬들에게 개방하는 측면도 있다. 투수와 포수가 방해 받지 않는 양 측면은 팬들이 가까운 곳에서 보게 하는 팬서비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더 중요한 이유를 밝혔다. 벨처 코치는 "물론 4면이 막혀 있으면 집중력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도 "경기장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 4면이 막혀 있지 않다. 관중들의 야유와 소음까지도 다 듣는다. 경기장에는 계속해서 자연스러운 바람도 분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스프링 캠프를 진행한 넥센 히어로즈 불펜장도 메이저리그 팀들처럼 양쪽 측면이 뚫려 있었다. 이에 대해 김시진 넥센 감독에 묻자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4면이 막혀 있으면 투수들이 공을 던지면서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미트에 들어가는 공의 소리도 크게 들려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고 말한 반면 "그러나 그 소리에 너무 집중해 무리하게 공을 세게 던질 수도 있다. 그리고 야구장은 공개된 곳"이라고 정리했다.
분명 양쪽 모두 장단점은 있다. 공을 던지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4면이 막혀 있으면 더 집중해 공을 던질 수 있다. 효과음도 자신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어떤 곳이 더 효과적일지는 투수들 뿐 아니라 구단 관계자들은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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