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SF 단장이 밝힌 월드시리즈 우승 3가지 비결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3.10 08: 50

지난해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에서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텍사스 레인저스를 물리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야구는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뛰고 '매니저'로 불리는 감독이 작전 지시를 내린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감독 보다 더 위에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제너럴 매니저' 로 불리는 단장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브라이언 세이비언(55)이라는 훌륭한 단장이 뒤에서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OSEN은 지난달 24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지에서 세이비언 단장을 만났다. 하얀 면바지와 운동화에, 검은색 점퍼만을 입은 중년의 백발 신사의 수수함 때문에 단장처럼 보이지 않았다.

세이비언 단장은 선수들의 오전 훈련이 시작되자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 및 코칭 스태프와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짧게 나마 여러 선수들과 대화를 주고 받았다. 월드시리즈 우승팀 단장의 무게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먼저 세이비언 단장에게 지난해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투수는 야구에서 승리를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플레이오프 때 투수들의 능력은 더 중요하다"면서 "좋은 투구는 모든 타자들을 잠재울 수 있다. 불펜과 마무리 모두 잘 해줬다"며 '에이스 투수 팀 린스컴, 맷 케인, 베리 지토, 그리고 조나단 산체스로 이어지는 선발진과 마무리 투수 브라이언 윌슨을 칭찬했다.
그는 또 "비록 타격에서 조금 부족함이 있었지만 수비도 좋았다. 베이스에 나간 주자들의 움직임도 좋았다. 작은 것들이 우리 팀이 승리를 거두는데 큰 힘이 됐다"며 우승 원동력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월드시리즈 우승팀 단장이 생각하는 단장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세이비언 단장은 "사명감, 관계, 대화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라고 대답했다.
먼저 세이비언은 "단장은 팀의 총 책임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단장이라는 직책은 팀의 선수들을 모두 선발해 그 안에서 감독이 선수들을 활용하게 만드는 자리다. 물론 선수 선발에 있어서 감독과 상의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매니저 위의 매니저'라는 직함처럼 단장의 영향력은 감독보다 크다.
단장은 팀 내 선수들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팀 내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파악해 부족한 점은 시즌 중에라도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보강을 해야 한다. 세이비언 단장은 이 모든 것을 대표해서 강한 책임감을 사명감이라고 표현했다.
세이비언 단장은 두 번째로 "감독, 코치 뿐 아니라 선수들 모두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장은 분명히 감독과 선수들에 비해 높은 직책을 맡고 있다. 이들보다 위에서 군림할 수도 있는 자리다. 그러나 세이비언 단장은 선수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이들과 마음을 나눈다.
단장은 팀 전력 보강을 위해서 끊임없이 뛰어난 실력의 선수들을 보강해야 한다. "야구는 비즈니스"라는 세이비언 단장의 말처럼 때로는 돈이면 무엇이든지 가능할 때도 있다. 그러나 정작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선수의 마음을 훔쳐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매일 선수들, 코칭 스태프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에서 말한 관계를 맺는 전 단계로 보면 된다.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어떤 기쁜 일이 있는지, 또는 혹시 지금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대화라는 것은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생각을 교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세이비언 단장은 "이들과 같은 곳에 서서,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단장에게 있어 대화가 가장 중요한 열쇠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세이비언 단장의 철학은 무엇일까. 그는 "강력한 선수층을 만드는 것이다. 재능만 있는 선수층으로 안 된다. 특히 투수들의 능력은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다. 좋은 투수력은 상대에게 더 깊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뒤 "스타 플레이어도 필요하다. 스타 플레이어가 꼭 25인 로스터 안에 있어야 한다"면서 린스컴의 예를 들었다.
세이비언 단장이 생각하는 야구란 "다른 스포츠들과 같이 비즈니스"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러나 그는 "경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끌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우리 인생에서도 좋은 날이 있는 반면 나쁜 날이 있듯이, 야구도 마찬가지다. 매일 사이클이 다르다"고 말한 뒤 "지난해 성적은 과거인 만큼 올 시즌을 위해서 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그의 올 시즌 궁극적인 목표는 월드시리즈 2연패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92승보다 더 해야 한다. 1라운드 통과하면 월드시리즈 2연패 가능성 있다"면서 "우리는 필라델피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팀을 존중해야 한다. 필라델피아는 좋은 선발 투수들을 가지고 있다. 애리조나도 지난해보다 전력이 좋아져 경쟁력이 생겼다. 이 때문에 지구 우승이 첫 목표다"고 대답했다.
한국과 미국 야구에는 차이가 있다. 일단 구단의 구조부터가 다르다. 한국의 경우 넥센을 제외한 7개 구단은 대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선수단 구성과 전력을 구상하는 메이저리그식 단장이 아니다.
무엇이 좋고 나쁘고는 없다. 다만 메이저리그 챔피언 단장은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이 확실했다. 그리고 선수들과 관계와 대화를 맺고 있었다. 덕분에 세이비언은 지난 1996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한 팀에서 단장을 맡고 있다. 그의 오른손 약지에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 다이아몬드가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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