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LG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첫 실전등판을 가졌다. 광속구 투수로 유명한 리즈의 실전 투구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순간. 그러나 그는 마운드에서 맞이한 첫 타자에게 초구부터 총알 같은 홈런을 얻어맞았다. 리즈에게 매운 맛을 선사한 주인공, 바로 한화 최고참 외야수 강동우(37)였다.
당시 LG와의 연습경기에서 한화의 1번타자로 나온 강동우는 리즈의 초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선두타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초구 147km 직구가 가운데 들어오자 과감하게 휘두른 게 전광석화처럼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큰 관심을 모았던 리즈의 첫 등판 첫 투구에서 강동우가 매운 맛을 선사한 것이다.
강동우는 그때 기억을 떠올리며 "어떻게 해서 쳤다기 보다는 첫 연습경기 첫 타석이었다. 감독님께서 항상 주문하시는 게 공격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기다리는 것보다 공격적으로 하란 주문을 많이 받는다. 공이 비슷하게 들어오면 초구부터 치려고 했다. 그게 제대로 포인트에 맞아서 넘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동우에게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리즈는 이후 6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첫 실전등판을 끝마쳤다. 강동우에게 홈런을 맞은 뒤부터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며 한화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했다. 강동우는 "홈런을 맞은 이후 리즈가 150km대 공으로 승부하려는 모습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래서 그런지 강동우는 리즈와 다시 맞대결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솔직하게 한 번 더 치고 싶었는데 다음 타석에서 리즈가 이미 교체됐다"며 "어차피 한 타석에서 한 번밖에 공을 보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제대로 대결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리즈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지만 강동우의 평가는 좋았다. "그 투수가 팔도 길고 설렁설렁 던지는 것 같아도 볼 스피드가 150km 초반대는 나오더라. LG가 괜찮은 투수를 스카우트한 것 같다"는 것이 강동우의 말. 이어 그는 "나와 다시 붙을 때는 100%로 승부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마침 한화는 LG와 12~13일 대전구장에서 시범경기 개막연전을 갖는다. 시범경기 개막 하루 전날에도 같이 연습경기를 가진다. 실질적인 3연전. 강동우와 리즈의 맞대결이 벌어질 수 있을까. 맞대결이 이뤄진다면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못 궁금해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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