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들의 두각세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두산 베어스가 지난해보다 강력해진 좌완 불펜 자원들에 대한 기대감 속에 2011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시범경기 개막도 눈앞에 다가온 현재 1군 좌완 불펜 요원으로 합류가 유력한 투수들은 네 명. 5선발로도 합류가 가시화되는 이현승(28)을 비롯해 재기의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 중인 김창훈(27)과 2년차 정대현(20), 신인 이현호(19)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어깨, 팔꿈치, 허리 부상으로 인해 3승 6패 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75에 그친 이현승은 올 시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훈련에 열중했다. 군입대까지 1년 미루고 맞는 2011시즌에 대한 개인의 각오도 대단하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연습경기서 3경기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던 이현승은 지난 6일 잠실 청백전서 1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털렸어요"라며 아쉬움을 밝힌 이현승이었으나 일단 극심한 부담감과 허벅지 근육통으로 출발이 아쉬웠던 지난해보다는 괜찮다는 것이 선수와 팀의 평가였다.
"아프고 나니 팬들의 관심이 뚝 떨어지는 것까지 경험했던 지난해였습니다. 어떤 거창한 목표를 설정한다기보다 아프지 않고 부담없이 내 공을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막판 9경기 평균자책점 3.52의 성적을 올렸던 김창훈은 비록 전지훈련 도중 어깨 뭉침 증세로 인해 중도 귀국했다. 전지훈련에 남아있던 선수들의 긴장감을 북돋는 차원에서 경쟁심리를 높이는 희생양이 된 성격이 짙지만 결코 게을리 하지 않았던 김창훈의 비시즌이었다.
2004년 한화에 1차 지명(계약금 4억2000만원)으로 입단했으나 혹사 후유증으로 인해 두 차례 수술을 거치는 등 엄청난 고난의 길을 걸었던 김창훈은 구속을 다시 끌어올리는 동시에 슬로커브를 장착해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확실한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다. 고교 2학년 시절 이미 150km를 던졌던 위력에 가까운 모습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막판에 어깨 통증이 있기는 했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어요. 7년 만에 전지훈련도 갔다오고 뜻깊은 비시즌을 보낸 만큼 허투루 보내지 않겠습니다".
'강심장' 정대현은 또다른 '태풍의 눈'이다. 지난해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했음에도 2군에서 자신있게 던지는 모습으로 1군에 발탁되어 14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6.91을 기록했던 정대현은 1군 등록 초반 130km대 중후반의 직구 평균구속에도 자신감 있게 타자 몸쪽에 던지는 모습으로 감독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체력 부분을 전지훈련서 확실히 보완했다는 팀 내 평가다. 정대현의 일본 전지훈련 4경기 성적은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나쁘지 않다. 다만 1개의 피안타에 그친 대신 3⅔이닝 동안 사사구 3개를 내준 것은 아쉽다.
2순위 신인 이현호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두산에 입단한 이현호는 신인 답지 않은 과감성과 포크볼러로서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수술 전력의 팔꿈치도 특별히 이상을 일으키지 않았고 마운드에서 제대로 싸워보겠다는 마인드를 높이 살 만 하다.
그의 훈련 모습을 지켜본 임태훈은 "어떨 때보면 10년차 투수 같아요"라며 웃기도. 그만큼 넉살이 좋다는 말과도 같다. 다만 투수 수비 능력에서 아직 비춰지는 약점이 많다는 점은 아쉽다.
검증된 필승 계투 우완 고창성-정재훈을 보유한 두산인 만큼 징검다리 노릇을 할 수 있는 좌완 불펜이 반드시 필요한 두산의 현실. 1군 좌완 불펜 전력으로 꼽히는 4명의 투수 중 누가 진입장벽을 뚫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이현승-김창훈-정대현-이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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