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은퇴? 나도 아직 모른다".(웃음)
미국프로야구(MLB)에는 105마일(167km)을 던지는 아롤디스 채프먼(23, 신시내티 레즈)이 있는 반면 채프먼 포심 패스트볼 스피드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구속으로 타자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너클볼 투수' 팀 웨이크필드(45, 보스턴 레드삭스)도 있다.
올해로 45세가 된 웨이크필드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보스턴 스프링캠프장에서 OSEN과 만났다. 한 눈에 봐도 선수가 아닌 투수 코치에 가까운 희끗희끗한 흰머리에 미간의 주름이 중년 신사임을 나타낸 웨이크필드는 건너건너 앉아있는 '젊은이' 조시 베켓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992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웨이크필드는 1993시즌을 마치고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이후 보스턴으로 옮긴 후 너클볼 끝의 움직임이 현격히 좋아지며 메이저리그 통산 594경기에 등판 193승 172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 중이다.
그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너클볼 어떻게 배웠느냐 였다. 웨이크필드는 "난 고등학교 때 처음 너클볼을 던졌다. 연습을 많이 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계속해서 던졌고, 찰리 허프의 조언도 들으면서 지금의 너클볼이 만들어졌다"고 말한 뒤 "너클볼을 던지는 것이 보기엔 쉬워도 막상 던져보면 정말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도 R.AF 디키 2명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웨이크필드는 투수라면 빠른 볼을 던져야 한다는 상식을 깨고 있다. 그는 스피드가 아닌 공 끝의 움직임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었다. 웨이크필드는 "나에게 중요한 것은 공을 빠르게 던지는 것이 아니라 공 끝의 움직임을 심하게 하는 것이다. 많은 연습을 통해서 공에 회전이 많이 걸리게 만들었다. 회전이 걸리지 않는다면 65마일 내 공은 최고 타자들이 모인 메이저리그 야구장 밖으로 끝없이 날아갈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웨이크필드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72.9마일(117km), 너클볼 65.1마일(105km), 커브 59.1마일(95km)이다. 사회인 야구 구속처럼 보이지만 그는 "내 나름대로는 속도를 조금씩 변화를 준다. 보통 투수들은 공을 빠르게 던지는데 의존하지만 난 공 끝의 움직임에만 신경 쓴다"고 말했다.
공 끝의 변화가 심한 공을 던진 투수는 좋겠지만 상대적으로 그 공을 잡는 포수는 곤욕일 수 밖에 없다. 웨이크필드가 생각하는 최고 포수는 누구일까. 그는 "덕 미라벨리 가장 오랫동안 했다. 제이슨 베리텍, 캐빈 캐시, 빅터 마르티네스 모두가 잘 잡아줬다.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 팀 포수 인스트럭터가 잘 가르쳐줬다"고 대답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웨이크필드가 플로리다 기술 대학시절 타자로서 홈런을 22개나 쳤다는 점이다. 팀의 중심타자를 맡은 그는 어떻게 홈런을 그렇게 많이 쳤을까. 웨이크필드는 "사실 당시에 알루미늄 배트 때문이었다. 나무 배트로는 홈런을 못 친다"며 고개를 저었다.
지난 2004년과 2007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해 우승 반지 2개를 가지고 있는 웨이크필드는 "올 시즌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는 것"이라며 "다섯 손가락 모두 우승 반지를 끼는 때까지 계속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며 소탈한 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 그의 꿈틀꿈틀 너클볼이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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