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전부터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김영희 PD의 말대로, MBC'‘나는 가수다'는 뚜껑을 열기가 무섭게 온라인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소름끼쳤다" "이런 프로 목말랐다"는 시청자들의 감상평부터 동료 가수들의 소감까지 방송 직후 프로그램에 대한 나름의 의견들이 피력되느라 온라인은 뜨거웠고,
그런 소란스러운 의견 개진이 끝난 후에는 "이미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어느 정도 위치가 있는 가수들을 줄 세워 평가하는 것이 맞냐"는 논란이 일었으며,

이런 '갑론을박' 이후에는 난데없는 조작설이 불거져 나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제작진을 절망시켰다.
그동안 고전을 면치못했던 ‘일밤’의 새로운 코너 중 하나일(?) 뿐인 '나는 가수다'에 다들, 왜 이렇게 난리와 소란을 피우는 걸까?
방송 한번에 이렇게 잡음과 소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나는 가수다'가 그만큼 획기적이었고, 놀라웠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그만큼 이 프로에 거는 기대와 호기심이 크다는 뜻도 될 것이다.
시작 전부터 다들 정점에 있는 가수들을 '서바이벌'이라는 틀 속에 밀어넣는 실험에 반신반의 했고, 맞냐 틀리냐를 놓고 어쩌면 쓸데없는 소모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형식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곧 드러났다. 시청자들은 이제 TV에서 보기 힘들어진, 콘서트를 찾아야 겨우 볼 수 있는 이소라, 김건모, 박정현, 정엽, 윤도현 등의 무대에 열광했고, 그리고 자신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 한구절 한구절 혼신의 힘을 다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최고의 무대에 찬사를 보냈다.
이들의 소름끼치는 무대를 TV에서, 그리고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나는 가수다'는 이미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시청률 역시 8.9%로, 그동안 5% 안팎으로 고전했던 그전 코너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출연 가수들 역시 진정성 있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뛰어넘을 것을 알기에 어렵게 출연을 결정지었다.
이소라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나이가 들수록 점점 설 수 있는 무대가 줄어든다. 내 노래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또 그것을 보고 내가 감동받으면 좋은 거 아니냐. 이번 프로가 그런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출연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 '나는 가수다'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기대대로 가요계에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첫 방송이 나간 후 라디오에는 난데없이 이소라와 박정현, 정엽 등의 노래 신청이 빗발쳤고,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로 점령됐던 가요 차트에는 이소라의 '바람의 분다', 박정현의 '꿈에'가 5개의 챠트의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예능계에 처음으로 시도되는 실험이라 아직도 반신반의하고, 논란거리가 끊임없이 나오지만, '나는 가수다'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과연, 사상 초유의 이 실험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bonbon@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