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떡잎' 정진기, 아쉬운 1군 경쟁 탈락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3.12 08: 51

'될성부른 떡잎'으로 관심이 모아졌던 SK 와이번스 고졸 신인 정진기(19)가 사실상 1군 경쟁에서 탈락했다.
11일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1-10으로 역전패한 김성근(69) SK 감독은 정진기에 대해 "아직 멀었다. 고등학생 치고는 잘하지만 아직 1군에서는 멀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전날(10일) 선발 우익수 겸 2번 타자로 나선 정진기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교체 없이 전 이닝을 소화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날 정진기는 6회 대수비로 출장해 8회에만 두 번이나 악송구를 범하며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고 말았다.

김 감독은 그동안 정진기에 대해 쉴 사이 없이 좋은 평가를 내렸다. 마무리 훈련 때부터 정진기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정말 재미있는 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184cm에 77kg의 탄탄한 몸매를 박용택, 이병규(이상 LG)와 비교했나 하면 성실성에 방망이 센스까지 갖췄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김 감독의 정진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고치 1차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졌다. 정진기를 홍백전, 연습경기 대부분 선발 외야수로 내보내 꾸준하게 기회를 주면서 지켜봤다. "고교생 치고는"이라는 전제가 항상 붙었지만 정진기에 대한 김 감독의 애정은 남다를 정도였다.
정진기도 "프로가 뭔지 실감이 났다. 그래서 자신감이 없고 주눅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홍백전부터 계속 꾸준하게 출장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고교 시절 배우지 못한 기술을 감독, 코치님으로부터 많이 들었다"면서 "하체를 어떻게 써야 하고 타이밍을 어떻게 볼에 맞춰가야 하는지도 알게 됐다"고 타격에 대한 접근에도 적극적이었다.
이에 SK팬들도 설렜다. 화순고를 졸업, 3순위(전체 23번째)로 지명된 우투좌타 정진기는 SK 팬들에게는 설렘의 대상이었다. 2000년 작은 이승호 이후 SK 신인왕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올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오키나와 2차 캠프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평가가 달라졌다. 연습경기를 거치면서 문제점이 조금씩 지적됐다. 좋은 어깨를 가졌지만 송구의 정확성에서 아쉬움이 드러났다. 또 타격에서도 다양한 1군 선수들을 경험하자 조금씩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 감독은 지난 3일 정진기를 스프링캠프에서 철수하기 앞서 사흘 일찍 한국 속초에 마련된 2군 캠프로 보냈다. 송구 동작과 타격 자세를 집중적으로 교정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지난 9일 KIA전부터 다시 불러 최종 테스트에 나섰다.
결국 김 감독은 정진기에 대해 결국 "그 정도 수준이었다. 또래 수준에서는 높지만 프로 1군 무대와 비교하면 아직이다"고 설명, 1군 경쟁 탈락을 인정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정진기가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한 만큼 언제든 1군으로 불러 성장세를 직접 챙길 가능성이 높다.
letmeout@osen.co.kr
<사진>정진기/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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