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극장가에는 묘한 징크스가 몇개 있다. 그중 하나가 아카데미 수상작들은 오히려 흥행데 실패한다는 것으로 2000년 이후 많은 외화 수입사들이 실감한 이야기다. 그런 아카데미 징크스가 올해 깨지고 있다.
아카데미 수상작 흥행의 열기는 나탈리 포트만이 주연한 '블랙스완'에서 시작됐다. '레옹'의 그 소녀 포트만이 혼신의 정열을 다한 열연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여성팬들의 절대적 지지속에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의 기염을 토했다.
그 뒤를 이어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파이터'도 아카데미 수상작이다. 지난달 열린 제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녀조연상을 휩쓴 동시에 전세계 1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둔 영화다. 10일 개봉한 '파이터'는 이번 주말동안 주요 멀티플렉스에서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또 남우주연상 콜린 퍼스의 '킹스 스피치'도 예매율 호조 속에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어 올 봄 극장가는 아카데미 수상작들의 잔치가 벌어졌다.
‘파이터’는 백업 선수 출신의 전설적인 아일랜드 복서 미키 워드(마크 월버그)가 트러블메이커 형 디키 에클런드(크리스찬 베일)와 함께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감동실화.
<파이터>[감독: 데이비드 O. 러셀 |주연: 마크 월버그, 크리스찬 베일 |수입: ㈜데이지엔터테인먼트 |배급: 시너지]가 작품성은 인정받았지만, 흥행 면에선 아쉬움을 남겼던 기존 아카데미 수상작들과는 달리 전세계 1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입증, 주목을 받고 있다.
마크 월버그와 크리스찬 베일, 두 블록버스터 히어로들의 실제 인물들과 100% 싱크로율을 선보인 연기력으로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영화 ‘파이터’는 어려운 성장 배경을 딛고 백업선수에서 챔피언으로 거듭난 미키 워드의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소재로 다루며 각종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와 수상기록을 비롯해 세계각국에서 흥행 순항 중이다.
특히 ‘파이터’는 ‘아카데미 수상작은 흥행하지 못한다’는 속설을 깨고,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미국에서 4개관, 제한적으로 개봉한 이후 상영관을 확대하며 박스오피스 4위까지 단숨에 올라온 ‘파이터’는 약 두 달 동안 10위권 내에서 롱런하며 꾸준한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2월 28일까지 전미 개봉 누적스코어는 9천만 달러를 돌파, 제작비 2천5백만 달러를 훌쩍 넘겼다.
영국에서도 역시 2월 둘째 주에 개봉,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하며 340만 달러라는 흥행수익을 거두며 현재 전세계 수익 1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특히 ‘파이터’의 흥행 스코어는 ‘록키’시리즈,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 이어 복싱 영화 중 역대 흥행 5위, 역대 스포츠 영화 흥행 8위를 달리고 있어, 복싱 영화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파이터’는 현재도 계속 상영 중이며, 또한 국내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기에 차후 기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 행보에 역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미리 만나본 관객들의 호평과 리뷰들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파이터’의 흥행 예감을 밝혀주고 있다.
최근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영화 ‘블랙 스완’도 아카데미 수상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한층 더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파이터’도 이에 합세하여 ‘슬럼독 밀리어네어’ 이후 주춤했던 아카데미 수상작의 흥행 징크스를 깰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대표’, ‘글러브’ 등 국내 관객들이 유난히 사랑해온 실화와 스포츠 소재의 만남 또한 ‘파이터’의 국내 흥행을 더욱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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