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의 외국인 선수 박은호가 자신의 진가를 널리 알리고 있다.
왕선재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지난 12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FC 서울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박은호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아쉽게 황재훈이 자책골을 기록하며 1-1로 비겼다.
이로써 대전은 최근 서울전 5연패의 사슬을 끊음과 동시에 시즌 초반 강팀들을 상대로 의외의 수확을 거두게 됐다. 이날 박은호는 전반 13분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왕 감독은 박은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동계 훈련 중에 테스트를 하는데 프리킥이 매우 좋았다. 겨울이라 언땅에서 테스트를 했는데 왼발로 한 번, 오른발로 한 번 프리킥을 성공시켰다"며 "봄이 되면 프리킥이 절정에 오르겠다고 생각하며 박은호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어 "분명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유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약간의 기술과 한 방을 지닌 선수다"라며 박은호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분명 박은호의 프리킥 실력은 입증이 됐다. K리그 데뷔전에서 박은호는 울산을 상대로 프리킥으로만 2골을 기록했다. 서울전에서 프리킥을 찰 기회가 없자 "심판이 내 프리킥 실력을 알고 주지 않은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렇지만 서울전에서 박은호는 다른 능력도 펼쳤다. 넓은 시야와 순간적인 판단력은 매우 뛰어났다. 서울 수비수들이 에워싸도 박은호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판단, 수비수들을 제치거나 공을 내주며 찬스를 만들었다. 왕 감독의 말처럼 빠른 스피드를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수비진을 당황케 하기에는 충분했다.
또한 순간적인 판단력은 문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0.1초의 찰나가 중요한 슈팅 순간에 박은호는 골대를 한 번 쳐다본 후 공을 감아차는 여유를 보였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박은호가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골은 저절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과연 '외인' 박은호가 뛰어난 실력으로 다시 한 번 대전에 '축구 붐'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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