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호' KT,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 원동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13 17: 57

창단 7년 만이다. KT가 각종 악재를 딛고 정규리그 우승 드라마를 썼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부산 KT는 13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원정경기에서 87-67로 승리했다.
 

이날 2위 인천 전자랜드가 울산 모비스에 72-75로 패하며 자연스럽게 남아있던 매직넘버 2개가 한 번에 소멸됐다. 39승13패 승률 7할5푼. 53경기 만에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KT는 갖은 불운과 악재를 이겨내고 맺은 우승 열매라는 점에서 더욱 빛난다.
 
KT의 우승 원동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전원 농구'
KT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량발전상(MIP)과 함께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리고 있는 박상오를 중심으로 조성민 조동현 송영진 등 핵심 토종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제스퍼 존슨과 찰스 로드라는 특급 외국인 듀오까지 있었다.
 
몇몇 선수들이 막히더라도 나머지 쪽에서 뚫어줄 수 있는 카드들이 많이 있었다. 전창진 감독은 풍족한 카드들을 효과적으로 돌려 썼다. 박성운 윤여권 양우섭 등 백업멤버들도 빈자리를 속속 메워줬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경기력을 발휘한 것도 바로 모두가 함께 하는 전원 농구에서 찾을 수 있다. 
▲ 끈끈한 수비와 확률 높은 농구
KT는 끈끈하다. 쉼없이 움직이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코트 전 구석을 누비는 부지런함으로 선수들이 뭉쳐있다. 특히 상대에 쉽게 점수를 주지 않는다. 평균 75.2실점은 리그에서 3번째로 적은 수치. KT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평균 81.6득점을 하는 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짜디짠 수비력이다.
 
여기에 수비의 성공만큼 높은 확률의 공격을 추구한다. KT는 2점슛 성공률이 57.2%로 리그에서 가장 높으며 3점슛 성공률도 37.6%로 리그 2위에 올라있다. 둘을 합한 팀 야투성공률은 51.3%로 리그 전체 2위다. 그야말로 경제적인 농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전창진 감독의 리더십
KT의 우승은 전창진 감독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KT는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확실하게 두드러지는 기둥 선수들이 없는 팀이기도 했다.
 
그런 팀에 활기찬 에너지와 굳은 심지를 불어넣은 사람이 바로 전 감독이다.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때로는 불호령으로 선수들을 호되게 질책했다.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며 팀을 강하고 끈끈하게 만들었다.
 
국내선수뿐만 아니라 외국인선수들도 예외 없었다. '20순위 맨 마지막 순번 외국인선수' 로드는 전 감독의 질책으로 외국인선수 중 넘버원이 됐다.
 
원주 동부에서 2차례 통합우승과 3차례 정규리그-플레이오프 우승을 일궜던 전 감독은 KT에서도 2년 만에 마침내 정상의 고지를 밟았다. 4번째 정규리그 우승으로 프로농구 감독 중 최다 우승기록을 갈아치웠다. 진정한 우승 메이커가 된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부산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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