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 선 이가 있다. 그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불안해하기 보다는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다. "제 이미지가 소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자도 아니잖아요?"라며 스스로 얻은 결론을 거침없이 말하는 이 배우에게서 묘한 마초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
드라마 '드림하이'를 끝낸 김수현을 만났다. 아역 연기 몇 작품을 거친 후 '드림하이'를 통해 당당히 주연으로 우뚝 선 그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드라마 시작 전과 후, 업계는 물론 대중 사이 김수현의 존재감은 확연히 달라졌다. 자르고 잘라 정리한 인터뷰 스케줄만도 30개 언론사가 넘는다 했다. 장장 6일에 걸친 인터뷰 강행군, 기자 입장에서 들어도 '토가 나올 것만 같은' 그 긴 여정의 어느 날, 김수현과 마주 앉게 됐다. 그러나 염려했던 지친 기색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송삼동입니다!"라고 씩씩하게 인사를 하는 김수현. '드림하이' 속 시골 소년 삼동이가 웃고 있었다.
다음은 '송삼동' 김수현과의 일문일답.

-'드림하이'가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작품의 성과가 있다면?
이번 드라마를 하고 나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다. 어딜 가면 "송삼동이다!"라고 외치며 반겨주신다. 며칠 전에도 친구랑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여기저기서 아는 척을 해주셔서 좋았다. 또.. 솔직히 앞으로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좋은 발판이 마련됐다고나 할까. 첫 주연이었다. 앞으로 도약하기에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반대로 아쉬운 점은 없었나?
아무래도 춤과 노래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무대에 겁을 먹기도 했었고, 함께 출연한 친구들은 원래 가수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놀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많이 위축됐던 것 같다. '나는 왜 이럴까..' 처음엔 소심한 생각들이 많이 들더라. 여유 없이 쫒기는 기분마저 들었는데 아무래도 연기에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후회를 한다는 건 아니다. 아쉬움이 있어 더욱 아련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어쨌든 결말에는 최종 주인공 K로 뽑혔다. 가장 인상적인 엔딩의 주인공이 됐는데... 소감은?
K가 됐다는 걸 알고 나서 '이제 됐다..' 싶었다. 애초에 알고 있던 것도 아니고 최종회 대본이 나와서 읽고 난 뒤에야 알았기 때문에 그 감격은 말로 할 수 없더라. 그동안 나 혼자 '내가 K다!'라고 최면을 걸며 간절히 바래왔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함께 한 아이돌들과의 친분이 궁금하다.
택연이하고는 동갑이어서 처음 만나서부터 말을 편하게 했다. 드라마 초반에 언젠가 술도 한잔 하면서 더 친해졌다. 택연이는 남자다우면서도, 현장에서 보면 스태프 한 명까지 다정히 챙길 줄 아는 친구다. 그런 점을 많이 배웠다. 극중에서는 라이벌이었기 때문에 촬영 들어가면 진지하게 연기를 주고받다가도 '컷' 소리만 나면 서로 장난을 치곤했다.
사실 택연이나 우영 수지 아이유 은정이 등 다들 아이돌 가수다보니까 (오직 배우인) 나에 대해 어느 정도는 경계심 같은 것들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사실 모두가 K가 되고 싶단 욕심들이 있었는데도 내가 K가 됐단 사실을 알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더라. 솔직히 나라면 그렇게 축하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웃음)
-종영 후에도 꾸준히 서로 연락이 오가고 있나? 쫑파티는 어땠나?
연락은 계속 주고받는 중이다. 그런데 다들 아이돌 그룹들이다보니 해외 스케줄이 많아서 아직 따로 만나지는 못했다. 종방연과 별개로 우리끼리 따로 만나서 회포를 풀 생각이다. 아쉽지만 미성년자인 수지와 아이유를 뺀 나머지 멤버들끼리는 술 한 잔씩 나눠 마시며 편안한 시간도 보내고 싶다.
2편에 계속
issue@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