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패전' 속 발견한 성장세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14 10: 34

불과 2,3년 전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쳐 감독으로부터 혹평까지 들었던 좌완 유망주는 어느새 확고부동한 에이스 반열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 승률왕좌에 오른 6년차 좌완 차우찬(24. 삼성 라이온즈)이 2011시즌 맹활약을 향해 청신호를 켜고 있다.
 
차우찬은 지난 13일 대구구장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 2차전에 선발로 등판, 5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탈삼진 9개, 사사구 3개)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두산 선발 이혜천의 무실점 호투와 5회 김현수에게 내준 우월 투런으로 인해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결과는 패배로 다가왔으나 차우찬의 투구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3경기 평균자책점 1.50의 호투로 "카도쿠라 겐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이 기대된다"라는 류중일 감독의 평을 받았던 차우찬은 최고 148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배합하며 위력을 떨쳤다.
 
지난해 차우찬은 10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4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후반기에는 거의 붙박이 선발로 나서며 6승 1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쾌투했다. 구위가 워낙 좋았던 데다 보조 구종이던 슬라이더까지 확실한 조화를 이루며 류현진(한화), 김광현(SK) 부럽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
 
직구와 비슷한 비율로 구사한 슬라이더 외에도 체인지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래로 떨어지는 구질이지만 왼손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싱커처럼 역회전되어 날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3일 차우찬이 던진 체인지업의 구속 스펙트럼은 130~136km로 직구와 10km 이상 차이가 났다. 제구만 제대로 된다면 궤적과 타이밍으로 충분히 결정구가 될 만한 구종이다.
 
차우찬 본인 또한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하거나 여러 볼카운트에서 던져봤는데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지난해 두산전에서 힘들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비췄다. 이날 경기서 3회 좌전 안타로 두산의 마수걸이 안타를 때려낸 베테랑 임재철도 "노렸다기보다 운이 좋았다. 볼 끝이 정말 좋더라"라며 차우찬의 구위가 대단했음을 이야기했다.
 
데뷔 초기 고질적인 제구난과 투구 기복으로 선동렬 전 삼성 감독으로부터 쓴소리까지 들으며 1,2군을 오르내리던 차우찬. 묵직한 직구와 움직임이 좋은 슬라이더로 지난해 후반기 신데렐라가 되었던 차우찬은 이제 제3의 무기 체인지업까지 결정구화하며 2년 연속 10승 이상에 도전한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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