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새벽, "욕심내면 넘쳐요"[인터뷰]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1.03.14 10: 46

‘혜성같이 등장했다’는 말이 딱 맞다. 2010년, 충무로에 떠오른 샛별이자 최근 가장 핫한 스타가 된 송새벽(32). 그가 이름을 올리는, 그것이 설령 깜짝 출연이든 우정출연이든 간에 관객들은 송새벽의 등장만으로도 ‘빵’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오죽하면 ‘송새벽이 헛기침만 해도 웃기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주인공으로 나섰다. 지난해 그 누구보다 화려했던 스포트라이트와 수십개의 트로피보다 더욱 확실한 무기는 그의 연기 경력이다. 연극바닥에서 십여년 동안 연기실력을 다져 온 그이기에 연기에 대한 우려는 없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로 주연배우란 타이틀을 거머쥐고 관객의 심판대에 선 배우 송새벽을 만났다.

지난해 ‘방자전’을 시작으로 ‘해결사’ ‘시라노; 연애조작단’ ‘부당거래’까지 흥행작이 어김없이 이름을 올렸던 송새벽은 올해 첫 영화인 ‘위험한 상견계’로 당당히 주연배우 자리에 섰다. 2009년 영화 ‘마더’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은지 2년여 만의 일로 신인으로서는 초고속 캐스팅이지만,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 12년만의 일인 만큼 준비도 충분하다.
“분량이 늘어났을 뿐이지, 주연이라는 것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는 송새벽은 “‘내가 주연배우니 더 잘해야지’ 하고 연기를 했다면 더 못했을 것이다. 그 전과 똑같이, 똑같은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다만, 개봉을 앞두니 흥행이나 평가 면에서 조금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부담을 느낀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로 첫 주연배우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어땠을까. “변태도 아니고, 마누라 등쳐먹지도 않고, 사기도 안치니 마냥 좋았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오케이했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그러면서 “사실 무엇보다 이 영화에 끌렸던 것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라는 것이 좋았다. 1980년대 말, 삐삐도 없던 시절에 한 여자를 사랑하고 그 여자와 만나기 위해 더 애절했던 사랑의 감성이 잘 묻어있었다. 순박한 한 남자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박함이 향수를 자극했고, 지역감정을 유쾌하기 풀었다는 면이 매력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에서 송새벽은 순정만화 작가인 전라도 순수 청년 현준으로 분했다. 펜팔로 만난 경상도 여인 다홍(이시영)과 연애를 하던 중 결혼을 꿈꾸지만, 뼛 속까지 경상도 남자인 다홍의 아버지로 인해 전라도 남자임을 감추고 서울말 특별과외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송새벽식 ‘어리바리’의 진수이다. 특히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사랑을 위해 ‘연애조작단’의 도움을 받았던 의뢰남과도 일맥상통한다.
“굳이 어떻다고 설명하고 싶지 않다. 내 연기에 자신이 있어서 ‘그냥 봐주십시오’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나는 이 작품에 최선을 다했다는 딱 그만큼이다. 분명 전 작품들과는 다른 이야기고 다른 소재이다. 예전에는 이랬고, 이번에는 이렇다면서 설명하기 보다는 영화를 보고 평가를 해주시길 바랄 뿐이다.”
‘어리바리’라는 고정된 이미지로 스타덤에 올랐고, 이번 영화도 그의 연장선상이다. 그런 만큼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식상하다’는 판단도 나올 수 있을 터. 이에 대해 묻자 송새벽은 꽤 의연했다.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에서 제 분량은 많지 않았다. 그 모습이 결코 의도했거나 인위적으로 만든 부분은 아니다.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많은 부분 중에 하나고, 그걸 점점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새벽은 “사실 연기를 하면서 나와 100% 전혀 다른 사람이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중인격이 아닌 이상 연기를 하면서 저의 일부분을 끄집어 내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이고, 그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극배우로 탄탄히 연기경력을 쌓았고, 지난해 출연 작품들이 ‘대박’이 나면서 인지도도 쌓았다. 올해 첫 영화로 주연자리에 당당히 올라선 만큼 앞으로 배우로서 욕심을 물었다.
“욕심을 가지면 한도 끝도 없다. 그걸 컨트롤할 수 있는 자제력이 있어야 한다. 지나친 욕심에 순간,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예전에 몇 번 느꼈다. 좋은 욕심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될 일도 안될 수 있다. 지나치게 상투적이고 겸손 떠는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정답이다. 해왔던 대로 쭈욱 해나가겠다.”
송새벽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 그리고 앞으로 밟아갈 삶의 신조는 “물 흐르듯이 살아라”라는 것이다.
bongjy@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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