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감독이 평가한 LG 마운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3.15 10: 04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LG 트윈스의 최대 관건은 두말 할 필요 없이 마운드다. 코칭 스태프 뿐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도 "투수만 받쳐 준다면 충분히 4강이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 허약한 마운드를 짧은 시간에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 시즌 LG 풀타임 선발투수는 1선발 봉중근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외국인투수들의 부진은 일년 내내 지속됐고, 김광삼, 박현준, 최성민 등이 후반기에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물음표다. 이 때문에 박종훈 감독은 2011시즌을 준비하면서 마운드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다면 12일 시작된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 등판한 LG 투수들을 지켜본 박종훈 감독의 평가는 어떠했을까. LG는 두 경기 18이닝동안 14실점 13피안타 15사사구를 기록했다. 비록 시범경기 개막전이라 할지라도 고질적인 숙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순 없었다.

▲선발, 주키치-리즈는 합격점
선발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는 한국무대 데뷔전에서 4이닝 2피안타 3사사구 2실점 2자책 4탈삼진으로 호투했다. 1회 선두타자 강동우에게 2루타를 맞고 잠시 흔들렸고, 첫 실점도 폭투였다. 그러나 2회부터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 경기 후 한화에서 제공한 자료에는 146km가 나왔다. 커브는 120km 정도였다. 무엇보다 좌완이라는 장점과 투구폼까지 특이해 올 시즌 기대해 봐도 될 듯 하다.
경기 후 박종훈 감독은 주키치의 투구에 대해 "1회 조금 긴장한 것 같다"고 말한 뒤 "실력이 있으니까 적응이 관건이다. 그러나 적응도 잘 할 것"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등판한 봉중근은 2이닝 1피안타 3사사구 2실점 2자책 2탈삼진을 기록했다. 제구가 조금은 높게 형성됐고, 직구 스피드 역시 140km가 최고 였다. 평균 구속은 138km였다.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투구 밸런스는 좋아 보였다. 박 감독도 "오늘 경기로 봉중근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리즈는 13일 한화를 상대로 최고 구속 160km 강속구를 뿌리며 5이닝동안 삼진 4개를 곁들여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160km 직구는 역대 한국프로야구 최고 구속 신기록을 세웠다. 직구 제구는 수준급인 반면 변화구 제구는 조금 부족함이 있었지만 그에게 특별히 변화구가 필요할까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였다.
박종훈 감독도 "사실 리즈가 1회 오버 페이스를 했다. 지난번 한화와 경기 때 강동우에게 홈런을 맞은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웃음을 지은 뒤 "그러나 기산제압에는 성공했다"며 리즈의 투구에 대해서 합격점을 줬다.
▲중간 계투진, 김선규-신정락 맑음
지난해 SK에서 이적한 '사이드암'김선규는 LG 투수들 중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 김선규는 이날 2이닝동안 볼넷 한 개만을 내준 대신 삼진을 세 개나 잡아냈다. 직구 구속은 143km에 그쳤지만 볼 끝의 움직임이 좋았다. 특히 우타자 바깥으로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의 각도가 매우 커 타자들의 눈을 현혹했다.
또 다른 사이드암 신정락은 개막 2연전에 앞서 11일 한화에 연습경기에 구원 등판해 최고 구속 147km 직구를 뿌리며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오른손 중지 손가락에 상처가 나 공을 완벽하게 뿌리지 못한 상황에서도 이 같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보여줬던 각도 큰 슬라이더에 교육 리그를 통해 익힌 체인지업도 가미했다. 박종훈 감독도 "신정락의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면서 "마무리 후보군에 있기도 하다"고 칭찬했다.
임찬규는 13일 경기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동안 2피안타 4실점했지만 삼진 1개를 잡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신인이기에 위기 상황에서 자기 공을 던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타자 강경학을 상대로 145km 직구를 던져 삼진을 잡아내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박 감독도 "(임)찬규는 그렇게 던진 것만으로도 잘 했다"고 격려했다.
이외에 박현준, 이상열, 이동현, 이범준 등이 등판했으나 이동현과 이범준이 아직까지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이동현은 오키나와 수비훈련 도중 발목을 다친 것이 구위를 끌어 올리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 이범준도 겨우내 허리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아직까지 100%로 만들지 못했다.
▲마무리, 김광수 2세이브 2이닝 퍼펙트
벌써부터 그의 투구에 마무리 투수로서 향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김광수는 12일과 13일 연속해서 9회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냈다.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퍼퍽트로 처리했다.
김광수는 "오른쪽 이두근에 근육통도 있고 아직 몸상태도 8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직구 구위는 벌써 145km를 찍었고, '대마신'사사키 가즈히로로부터 사사 받은 포크볼 역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시즌 7세이브 경험 덕분인지 마운드 위에서 차분함과 여유를 보여주고 있다. 박종훈 감독 역시 "(김)광수가 아직까지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음에도 노련하게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야구는 타자가 아닌 투수가 차지하는 항목이 절대적이다.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하는 팀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LG는 9년 만에 가을야구를 목표로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비록 두 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LG는 마운드 위에서 희망도 봤고,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점도 찾았다. 남은 시범경기 12게임에서 투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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