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거포 김상현(31)이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김상현은 지난 주말 제주도 시범경기 2연전에서 올해의 현실을 직감했다. 넥센투수들은 몸쪽을 집중공략했고 김상현은 2경기 모두 볼을 맞았다. 첫 경기에서 이보근에게 147km짜리 직구를 맞은 곳은 왼쪽 옆구리를 살짝 비켜 맞았다. 하마트럼 대형부상으로 이어질뻔 했다.

조범현 감독이 다음날 경기에서 "출전해도 괜찮느냐"고 확인하자 "문제 없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날 김상현은 타석에서 홈플레이트쪽으로 더욱 바짝 붙었다. 그는 "의식적으로 타석에 바짝 붙었다. 볼을 맞더라도 관계없다. 약점인 몸쪽 볼을 많이 던지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지난 2009년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면서 각 구단 마운드의 요주의 타자가 됐다. 집중적인 분석대상에 올랐고 몸쪽 약점이 부각됐다. 작년에도 투수들이 몸쪽 공략이 많았다. 올해 역시 김상현의 극복 과제를 시범경기에서 확인한 것 뿐이다.
몸쪽공은 이중적인 모습을 갖는다. 제대로 제구가 된다면 가장 무서운 볼이 된다. 치더라도 안타가 되기 쉽지 않다. 타자를 위협하면서 바깥쪽 변화구로 유인할 수 있는 무기이다. 그러나 제구가 실패한다면 곧바로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는 취약점도 갖고 있다.
김상현이 타석에 바짝 붙는 것도 상대의 몸쪽 제구력을 흔들어 실투를 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상현은 올해 부상만 없다면 30~40 홈런은 충분하다는게 조범현 감독의 판단이자 희망이다. 김상현만 2009년의 대폭발을 재현한다면 타선걱정은 사라지고 우승에 재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본다.
더욱이 김상현은 또 하나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변신한 외야수 적응에 공을 쏟고 있다. 지금까지 꾸준히 실전에 나섰고 무난한 적응을 하고 있다. 타구판단이나 처리는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볼이 빨라보이는 야간경기 경험이 없어 걱정을 하고 있다.
그는 "팀을 위해 외야로 옮기긴 했지만 내야로 돌아가지 않고 붙박이 외야수로 뛰고 싶다. 아직까지는 크게 힘들지는 않다. 그러나 만일 수비에서 실수라도 한다면 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각별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김상현의 수비는 타격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실책이 나온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비력과 약점인 몸쪽 볼에 대한 자신감 있는 대처는 이번시즌 김상현 부활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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