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해멀스가 공개한 부상 방지 비법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3.15 09: 42

야구를 잘 하는 선수들에게는 비결이 있다. 특히 투수의 경우 반복된 동작으로 많은 공을 던지기 때문에 팔꿈치와 어깨 부상 위험이 매우 높다. 1년 동안 200이닝 이상 경기 중 투구수는 매년 3000개가 넘는다.
그렇다고 모든 투수들이 부상에 시름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만큼 몸 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서 부상을 방지할 수도 있다.
미국프로야구(MLB)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완 투수 콜 해멀스는 지난 2002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에 1라운드에 지명돼 2006년 5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통산 60승 45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 중이다.

특히 2007년 정규 시즌에서는 15승을 거뒀고, 2008년에는 필라델피아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와 월드시리즈 MVP를 독차지했다. 해멀스는 지난 4년 813이닝동안 1만 2702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그의 몸은 건강하다. 2007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특별한 부상이 없었다. 그 비결은 뭘까.
OSEN은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브라이트 하우스 필드에서 해멀스와 만나 '부상 방지 비법'에 대해 들었다. "나의 방법이 정답은 아니다"고 말한 해멀스는 "그렇지만 나의 말이 한국에 있는 야구 선수들의 몸 관리에 도움이 된다면 나도 기쁠 것 같다"고 대답했다.
해멀스가 가장 먼저 밝힌 부상 방지 비법은 "손에서 공을 놓지 말라"였다. 해멀스는 매년 30경기 가깝게 선발 등판한다. 지난해에는 33차례나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시즌 중 선발 등판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공을 잡고 가볍게 캐치볼을 했다. "휴식을 취해야 하지 않냐"는 말에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꾸준히 공을 가볍게 던진다"면서 "나라면 시즌 중 선발 등판 다음날에도 공을 던지라고 조언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해멀스는 1년 365일 중에서 시즌 종료 후 이틀 휴식 후 다시 공을 던진다. 물론 오프 시즌 주말에는 공을 잡지 않는다. 해멀스는 "시즌 종료 후 이틀만 쉬고 공을 던진다. 경기는 하지 않지만 벽에다가 던져도 되고, 가벼운 캐치볼을 해도 된다"면서 "오프 시즌 주말에 공을 던지지 않는 것은 다른 직장인들도 쉬니까 나도 이때나마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해멀스는 또 "너무 오랫동안 쉬다가 다시 공을 던지다 보면 몸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랫동안 쉬다가 다시 공을 던지면 일단 투구 폼을 잊어 버릴 수 있다. 이는 투구 매커니즘과 밸런스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투수들에게 있어서 투구 밸런스는 생명과도 같다. 와인드업부터 딜리버리까지 어느 한 동작에서 밸런스가 깨지면 좋은 공을 던질 수 없다. 시즌 중 8개월 동안 꾸준히 공을 던지다가도 오프시즌 4개월 동안 공을 던지지 않으면 해멀스의 말처럼 머리는 폼을 기억하고 있다 할 지라도 몸은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몸이 계속해서 내 투구폼을 기억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도 부상을 방지한 비법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해멀스가 몸 관리에 신경을 쓰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나는 야구를 오랫동안 하고 싶다. 지금은 선발이지만 나중에 나이가 먹어서는 불펜 투수로도 뛰어도 상관 없다"며 "내가 공을 던질 수 있을 때까지 던지고 싶다"며 47세에 토미존 수술을 받은 팀 동료 제이미 모이어를 롤 모델로 잡았다.
실제로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이 겨울 동안 공을 잡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시즌 중에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에 어깨와 팔꿈치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다. 사람의 몸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몸 관리를 잘 하고 있는 투수의 조언은 한번 쯤 참고할 필요가 있을 듯 싶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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