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 훈련 경보로 인해 잠시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투구 내용은 베테랑 투수답게 깔끔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우완 브라이언 코리(38)가 첫 시범경기 등판을 순조롭게 마쳤다.
코리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2피안타(탈삼진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5-0으로 앞선 5회 배장호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났다. 최고구속은 142km.

2회까지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퍼펙트 피칭을 펼친 코리는 3회 1사 후 양의지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며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고영민의 투수 앞 땅볼에 이어 이종욱의 빗맞은 중전안타로 2사 1,3루 위기를 맞은 코리였으나 그는 오재원을 2루 땅볼로 일축하며 무실점으로 3이닝 째를 마쳤다.
4회서도 코리는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진 상대 클린업트리오를 삼자범퇴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특히 최준석 타석서는 유례가 없던 특수 상황으로 인해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4회가 마무리되어 가는 무렵 최준석 타석에서 오후 2시 정각에 맞춰 민방위훈련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
일단 최준석을 3루 땅볼로 일축하고 덕아웃으로 물러간 코리는 사이렌이 처음 울렸을 때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일순간 덕아웃을 쳐다보며 어떻게 해야하는 지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이기도.
코리는 "내가 무언가 실수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어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일본이 대지진으로 인해 안 좋은 상황에서 이곳에 전쟁이 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다행히 통역 이정홍 계장의 "정기적으로 하는 훈련을 알린 것"이라는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쉰 코리다.
이날 코리는 정통 포심 패스트볼이 아닌 역회전성으로 포수 미트에 빨려들어가는 싱킹 패스트볼을 선보였다. 코리의 투구를 지켜본 이성득 KNN 해설위원은 "제구력이 확실히 좋은 투수인 것 같다"라며 신중한 가운데 호평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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