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이범호 결승타'KIA, LG에 영봉승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3.15 15: 46

KIA 타이거즈가 팀 타선 강화를 위해 영입한 '꽃범호'이범호(30)의 복귀전 첫 타석 적시타에 힘입어 LG 트윈스를 물리쳤다.
KIA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1시즌 시범경기에서 선발 아퀼리노 로페즈의 무실점 호투와 2안타를 터뜨린 이범호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KIA는 '투수왕국'답게 로페즈에 이어 윤석민과 박경태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LG 강타선을 상대로 5안타로 막았다.
 

승장 조범현 감독도 경기 후 "마운드는 안정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타자들이 득점 찬스는 만드는데 점수로 연결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선취점은 2년 만에 한국야구에 복귀한 이범호의 배트에서 나왔다. KIA는 1회초 선두타자 신종길이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LG 선발 김광삼의 슬라이더를 피하지 않고 1루에 걸어 나갔다. 1루를 밟은 신종길은 이종범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훔친 뒤 이종범의 재치있는 2루수 앞 땅볼 때 3루를 밟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는 김광삼의 몸쪽 낮은 직구를 받아 쳐 총알 같은 좌전 안타를 날려 보냈다. 이범호의 적시타가 터지자 잠실구장 3루측 KIA 팬들은 "이범호, 이범호"를 연호하며 독수리에서 호랑이로 거듭난 '꽃범호'를 환영했다.
 
이범호는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습도 많이 해서 자신 있다. 컨디션도 좋다. 오랜만에 잠실에서 경기를 하니까 설레기도 하고 재미있었다"며 환한 웃음을 지은 뒤 "KIA는 팬들이 많은 팀이다. 성원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조범현 감독도 "범호는 자기 타이밍이 있으니까 잘 잡아서 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범호는 지난 겨울 KIA와 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 8억 원, 연봉 4억 원 등 총 12억 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하고 소프트뱅크에서 생활을 정리했다. 올 시즌 이범호는 핫코너를 맡아 주전 3루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양팀은 투수들의 호투에 밀려 '0의 행진'을 벌이다 KIA가 7회초 추가점을 내며 승기를 잡았다. 1사 후 김선빈이 LG 구원투수 심수창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김다원의 타석 때 심수창의 1루 견제 송구 실책으로 2루를 밟은 김선빈은 후속타자 이현곤의 1타점 중전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
LG는 3회 선두타자 오지환이 좌전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자 서동욱이 병살타로 물러났다. 4회에는 2사 후 박용택이 재치 있는 2루타를 날렸지만 정성훈 역시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9회에 2사 후 대타 이진영과 황선일의 연속 안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으나 박용택이 손영민에게 삼진을 당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KIA 선발 로페즈는 4이닝 동안 삼진 1개를 곁들여 2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정규시즌에서만 14승을 거두며 KIA 우승 청부사로 맹활약했던 로페즈는 지난해에는 4승에 그쳤다. 2년차 징크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호투 속에서도 팀 타선이 터지지 않는 등 불만이 쌓이며 경기 도중 거친 감정을 표현해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올 시즌 재계약에 앞서 '경기 중 난동'을 포함 팀 분위기를 깨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항목까지 넣으며 한국무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려냈다.
로페즈는 4회에는 2사 후 4번 박용택에게 중견수 방면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정성훈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4회까지 투구수는 43개를 기록한 로페즈는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에 그쳤지만 슬라이더가 우타자 바깥쪽으로 예리하게 꺾여 흐르며 내야 땅볼을 6개나 유도했다. 조 감독은 로페즈의 호투를 놓고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자기 볼을 잘 던졌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100%는 아니다"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KIA 윤석민은 선발 로페즈에 이어 5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가볍게 범타 처리했다. 윤석민은 투구수 14개 가운데 직구를 10개 던지며 컨디션 점검에 목적을 뒀다. 직구 구속은 147km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3개 구사했다.
 
조 감독을 가장 기쁘게 한 선수는 좌완 투수 박경태였다. 이날 박경태는 로페즈와 윤석민에 이어 6회 마운드에 올라 8회까지 3이닝동안 1안타만을 내주고 삼진 4개를 솎아 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를 찍었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제구까지 뒷받침되면서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조 감독도 "겨울 동안 이강철 투수 코치와 투구폼을 조금 바꾸면서 경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시범경기에서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LG 선발 김광삼은 3회까지 44개를 던져 2피안타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1회초 잠시 제구가 흔들린 것을 제외하고는 3회까지 마운드에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김광삼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2km가 나왔고,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커브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졌다.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신정락도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6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했다. 신정락은 직구 구속이 145km까지 나왔고, 지난 시즌 초 맹위를 떨쳤던 각도 큰 슬라이더의 제구가 동반되면서 호투를 선보였다.
agassi@osen.co.kr
<사진>잠실=김대선 기자, sunda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