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수비하던 위치니까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연습 정말 많이 했습니다".
지난해 중견수 위치서 호타준족의 포텐셜을 뽐낸 그였지만 그의 원래 포지션은 3루였다. 프로 4년차 야수 전준우(26. 롯데 자이언츠)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3루에서 야구인생의 꽃을 피우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

2008년 경주고-건국대를 거쳐 롯데에 2차 2순위로 입단한 전준우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빠른 발과 일발장타력을 갖춘 호타준족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다소 불안한 3루 수비로 인해 데뷔와 함께 즉시 1군서 중용되지는 못했다.
3년 차 시즌이던 지난해는 전준우 야구 인생 최고의 한 해였다. 주로 중견수 포지션에 나섰던 전준우는 114경기 2할8푼9리 19홈런 57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다.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20홈런-20도루를 노릴 정도로 호타준족 면모를 뽐냈고 수비 면에서도 빠른 발을 앞세워 넓은 수비범위를 보여줬다.
팬들 또한 공-수-주를 갖춘 중견수 전준우에 대한 무한애정을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양승호 신임감독이 자리하면서 그는 원래 포지션이던 3루로 이동하게 되었다. 주포 이대호가 1루로 자리잡으면서 생긴 전준우의 원대 복귀다.
지난 15일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사직구장에서 만난 전준우는 전지훈련서 훈련량이 많았는지 그을린 얼굴로 인사를 나눴다. 새로운 포지션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그에게 3루 복귀는 어떤 의미일까.
"글쎄요. 큰 의미는 두지 않습니다. 원래 제가 하던 수비니까요. 예전 하던대로 하면서 더 좋은 수비능력을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게 우선입니다".
아구계의 속설 중 하나. 원래 내야수였던 선수가 외야로 전향한 이후 다시 내야로 복귀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송구 정확도가 확연히 떨어져 외야로 전향한 내야수는 송구 매커니즘이나 초점이 외야 송구에 익숙해져 다시 내야수 수식어를 되찾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한 야구인은 전준우의 팀 동료인 김주찬의 예를 들며 외야 전향 후 내야 복귀가 얼마나 어려운 지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단한 연습으로 속설을 정설화하지 않겠다는 것이 전준우의 각오다. 오히려 아마추어 시절보다 3루서 1루 송구가 더 나아졌다는 것이 선수 본인의 자평.
"정말 열심히 했어요. 이전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을 모두 메우는 데 집중했고 특히 송구 정확도를 신경썼습니다. 제 스스로 전보다 나아졌다고 자부하는 만큼 그 모습을 실전에서도 보여드리겠습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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