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김문호, "(김)현수처럼 성실하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16 10: 19

"잘 되는 모습 보면서 배 아프다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그 모습이 부러웠고 저도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단 시 고교 무대 최고 타자였던 유망주. 엄청난 기대를 받았으나 아쉬움 속에 군입대를 택했던 그는 예비역 1년차 시즌 자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방망이를 쥔 손에 힘을 더했다. 롯데 자이언츠 6년차 좌타 외야수 김문호(24)가 프로 무대서 꽃을 피우겠다는 각오 속에 눈빛을 반짝였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2차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문호는 고교 시절 신일고 김현수(두산)와 함께 동기생들 중 최고 좌타자 자리를 다퉜던 유망주. 특히 주루 능력 면에서 김현수보다 비교 우위에 위치해 김현수나 동창생 민병헌(두산-경찰청)보다 더 균형적인 타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그였다.
 
즉시 전력감 기대 속에 입단한 김문호였으나 그의 1군 통산 성적은 38경기 2할7푼1리 1홈런 7타점. 주전 경쟁 속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2군이 익숙한 모습을 보이던 김문호는 2008시즌 후 상무 입대를 결정해 지난해 말 제대했다.
 
국방 의무와 함께 2군에서 2년 간 야구를 한 김문호는 현재 롯데 1군 외야 경쟁서 다소 밀려있는 상황. 홍성흔의 좌익수 출장 가능성 타진 및 전준우의 3루 이동으로 외야진 개편이 확실시되는 상황서 김문호는 코너 외야수로서 출장 기회를 노린다. 지난해 3할6리 11홈런 47타점을 올린 1년 후배 손아섭도 버티고 있어 주전 자리 쟁탈은 어렵지만 자신이 가진 재능을 모두 뽐내고 싶다는 김문호의 말이 이어졌다.
 
"당장 큰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 지금 치르는 시범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게 현재 가장 큰 목표에요. 안되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고 2군에서 정말 열심히 해서 1군에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요".
 
김문호가 롯데에 입단했던 2006년은 팀이 5년 간 가을야구서 멀어졌던 시기. 고교 시절의 이름값이 있던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던 김문호지만 그는 위축된 경기력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선수 본인은 '위축'이라는 단어를 꺼렸다.
 
"위축되었다는 말 보다는 프로와 고교 야구의 수준 차를 제가 극복하지 못했던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군에서 돌아오니 팀 분위기는 정말 좋아진 것 같아요. 입대 전보다 한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야구에 임하고 싶습니다".
 
그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바로 김현수에 관련한 질문. 프로 데뷔 당시 오히려 김현수보다 더 앞선 출발점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던 김문호는 아직 기량을 만개시키지 못했다. 그 사이 김현수는 기량의 수직상승 속에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 중 한 명으로 자라났다. 한때 라이벌이던 친구와 비교했을 때 가장 배울 만한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솔직히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현수의 장점이요? 성실성이 제가 현수로부터 배워야 할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욱 열심히 하는 선수가 현수잖아요. 그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올리고 많은 인기를 얻으니 지켜보는 제 입장에서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저도 현수의 성실함을 배워 언젠가 1군에서 자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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