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무명' 이양기, "20홈런을 목표로 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16 10: 18

"이양기가 누구야?"
지난 15일 대전구장. 한화와의 시범경기를 앞둔 SK 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선발 라인업을 받아들고 의문을 표했다. 김 감독도 모를 만큼 무명이다. 하지만 이날 그는 4번타자로 나왔다. 한화 9년차 외야수 이양기(30). 사실 나이가 많다. 올해 어느덧 만 서른살이 됐지만 확실한 우타 외야수가 많지 않은 한화에서 그 존재감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이양기의 타격감이 많이 좋아졌다. 이전에는 변화구에 많이 속았는데 최근에는 변화구에 대처하는 자세가 좋아졌다. 당분간 계속 기용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양기는 지난 12~13일 대전 LG전에서 6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2루타가 2개일 정도로 장타력이 돋보였다. 특히 13일 LG전에서 8회에만 안타 2개를 터뜨리며 1이닝-10득점에 앞장섰다.

이양기는 아직 무명이다. 인천 동산고 출신으로 지난 1999년 2차 12번 전체 90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뒤 탐라대를 거쳐 2003년 한화에 입단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며 오랜 시간을 2군에 머물렀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63경기에 나와 타율 1할4푼9리 2홈런 4타점을 기록한 것이 지난 8년간 프로 생활의 전부. 김성근 감독이 모를 만하다.
하지만 올해는 느낌이 좋다. 이양기는 "운이 좋아서 안타 몇 개 쳤을뿐"이라면서도 "타격감이 괜찮다.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지는 공에 속지 않으면서 좋아진 듯하다. 그동안 떨어지는 공에 많이 약했는데 이제는 중심을 잡아 놓고 변화구를 확실히 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의 말대로 변화구 대처 요령이 생긴 것이다.
힘은 타고났다. 185cm, 88kg으로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그는 겉모습부터 힘이 좋게 생겼다.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히기만 한다면 타구가 쭉쭉 뻗어나간다. 이양기는 "원래 힘은 좋았다"며 웃어보였다. 주위에서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두 자릿수 홈런을 거뜬히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파워가 좋다.
그러나 이양기 본인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말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동안 기회는 몇 번 있었다. 내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을 뿐이다. 올해 다시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데 잘 살려야 한다"는 것이 이양기의 말이다. 그는 올해 목표도 거창하게 잡았다. "이제는 나이도 있다. 1군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다. 목표를 잡는다면 20홈런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거포가 많이 배출한 팀이다. 이양기는 "지난해 (최)진행이도 2군에만 있다가 1군에서 잘했다. 나도 진행이처럼 한 번 열심히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과연 이양기가 한화의 거포 유전자를 이어받아 팀 타선에 무게를 더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