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역발상 오디션프로의 '시행착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03.16 10: 42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가 역발상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행착오를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간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출연진-심사위원 관계를 정반대로 바꾸는 것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도전 슈퍼모델',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등 국내에서 기존에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모두 일반인 출연자와 전문가(연예인) 심사위원이라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이와 반대로 가수(연예인) 출연자에 일반인 심사위원이란 자리바꿈을 시도했다. 이 점은 이 프로그램을 특별한 의미를 갖게 해 주는 동시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한다.
일반 청중단 500여명이 심사에 참여하고, 그것이 사전 녹화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포일러 가능성이 현격히 높을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청중을 믿는다는 말은 너무 순진한 태도다. 특히 SNS가 발달한 요즘은 더욱 그렇다. '슈퍼스타K'에 스포일러 없는 일반 대중 참여가 가능했던 것은 생방송으로 현장에서 즉시 진행된 것이기 때문이었다.
 
또 출연자가 가수들이고 거기에 방송에서 매니저라고 등장하는 사람들까지 연예인들이기 때문에 사전 녹화는 방송 내용은 많은 가요 방송 관계자들에게 결과가 노출될 수 있다. 유출 가능성은 자연히 높아진다.
실제로 '나는 가수다'는 방송 두 회만에 스포일러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방송에서 네티즌에 의해 유출된 스포일러가 일치한 것이 치명타였다. 
 
스포일러에 더해 조작 논란까지 불거졌다. 조작논란은 '어떻게 베테랑 가수들을 평가할 수 있느냐'란 이 프로그램 애초의 논란과 최근 불거진 이른바 '발편집'에 대한 질타까지 함께 묶어 생각할 수 있는데, 가수들, 즉 오디션에 참여하는 출연자의 '권위' 때문이다.
 
조작논란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의 글을 보면, 이는 출연자가 일반인이 아닌 가수들이란 점에서 비롯된다. 즉 가수, 권력을 지닌 출연자이기에 탈락을 바꾸고 내용을 조작할 수 있는 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를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발편집 논란' 역시 출연자가 갖고 있는 남다른 권위 때문에 이뤄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가수다'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도 재미지만, 특히 베테랑 가수들의 콘서트 같은 무대를 볼 수 있기 때문인 것이 크다. 그렇기에 공연 내용을 잘라먹는 편집을 용서하지 못한다.
일반인을 관객으로 둔 연예인들의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분명 야심찬 도전이지만 어려운 과제임이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현재로서는 철통보안을 위한 장치가 절실한 상태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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