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우완 투수들의 도전이 거셀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한국프로야구는 그야말로 왼손 전성시대였다. 류현진(24, 한화)과 김광현(23, SK)이 라이벌 구도를 이룬 가운데 봉중근(31, LG) 장원삼(28) 차우찬(24, 이상 삼성), 장원준(26, 롯데), 양현종(23, KIA) 등 정상급 왼손 투수들로 리그가 재편됐다.
2007년만 해도 눈에 띄는 좌완 선발은 류현진 정도였다. 두산 리오스가 다승(22승)과 평균자책점(2.07) 2개 부문을 독차지한 가운데 채병룡, 레이번(이상 SK), 정민철(한화), 박명환(LG), 손민한(롯데), 랜들(두산)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류현진이 탈삼진 부문에서 1위(178)에 올라 리오스의 트리플크라운을 저지하는데 성공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2008년부터 분위기가 역전됐다. 김광현(SK)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고 장원삼, 마일영(이상 히어로즈), 장원준, 봉중근 등이 순위에 진입했다. 2009년과 작년에는 전병두(SK)와 이현승(28, 히어로즈), 양현종이 가세했다.
송승준(롯데), 카도쿠라(SK), 히메네스, 김선우(이상 두산), 윤성환(삼성) 등 오른손 투수들이 있었지만 꾸준하지 못했다. 채병룡은 군입대, 레이번, 랜들은 리그를 떠났다. 박명환과 손민한은 부상이었고 정민철은 은퇴했다. 히메테스는 일본 라쿠텐으로 갔고 카도쿠라는 삼성 유니폼을 입었지만 왼 무릎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다.
과연 올해는 우완 투수들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송은범과 윤석민
올 시즌 리그 정상급에 이름을 올릴 우완 선발 투수로는 단연 송은범(27)과 윤석민(25)이 꼽히고 있다.
송은범은 지난 2008년 8승을 거두면서 유망주 껍질을 깼다. 평균자책점도 3.77로 정상급에 가까운 기량을 뽐냈다. 2009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2승(평균자책점 3.13), 궤도에 진입한 송은범은 2010년 시즌 중반 팀 사정에 따라 불펜으로 옮겨 8승 5패 4홀드 8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2.30의 평균자책점으로 여전히 진가를 발휘했다.
올해 다시 선발 투수로 낙점받은 송은범은 다시 두자리수 고지에 대한 열망을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6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안타는 단 2개만 맞았고 4사구 없이 삼진을 6개 잡아냈다. 특히 80%의 몸 컨디션에도 직구 구속이 최고 150km에 이를 만큼 위력적인 구위를 뽐냇다.
무엇보다 송은범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윤석민은 일찌감치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지난 2007년 18패(7승)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지만 3.78이라는 평균자책점으로 관심을 모았다. 2008년 14승(5패)에 평균자책점 2.33으로 확실하게 도약한 윤석민이지만 2009년 9승에 3.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작년 6승 3.83으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위력적인 직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탑재한 만큼 폭발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윤석민은 올해 20승을 목표로 정하고 리그 정상급 우완 투수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려 하고 있다. 15일 LG와의 시범경기에 나와 1이닝 동안 3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직구도 최고 147km가 나왔다. 포크볼까지 습득한 만큼 다시 10승 고지를 넘어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즈-니퍼트, 로페즈-카도쿠라
토종 투수와 함께 외국인 우완 투수들의 도전도 거셀 전망이다. 우선 리즈(LG)와 니퍼트(두산)에게 가장 높은 기대치가 쏠리고 있다.
리즈는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15일 KIA와의 시범경기부터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프로야구 최고 구속인 160km를 기록한 것이었다. 5이닝 동안 66개를 던졌고 2안타에 2볼넷을 마쳤다. 삼진은 3개였고 실점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동안 외국인 투수들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LG였지만 이번 만큼은 확실하게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변화구 컨트롤, 평균 구속 저하라는 변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니퍼트도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지난 12일 대구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출장, 4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1실점에 그쳤다. 203cm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짜리 구속은 볼끝까지 좋아 타자에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커브 역시 낙차가 커 타자들을 유인해낼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
하지만 주자가 나갔을 경우 세트포지션에서 투구 밸런스가 살짝 무너지고 있으며 투구시 기복이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 기존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KIA 로페즈는 지난 시즌 4승(10패)에 그쳤다. 하지만 2009시즌 14승(5패)에 3.12의 평균자책점으로 단연 돋보였다. 직구는 물론 싱커와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갖췄고 한국 타자에 대한 경험까지 더해져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에서 삼성으로 옮긴 카도쿠라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도쿠라는 2009시즌 첫 해 8승(4패)을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이 5.00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14승(7패)에 올랐고 평균자책점도 3.22에 그쳐 확실하게 한국야구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카도쿠라는 왼 무릎 통증으로 SK에서 재계약 통보를 받지 못한 만큼 풀시즌 여부에 대한 의심을 끊임 없이 받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롯데 코리, 넥센 나이트, SK 글로버도 올 시즌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외국인 투수들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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