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웃음 덕분에 LG 트윈스 선수단 모두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봉중근(31, LG 트윈스)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시즌 시범경기 KIA와 경기 도중 발생한 통증 때문에 갑작스럽게 자진 강판하며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팔꿈치가 아픈 것이 아니라 주변 근육이 뭉쳤다"면서 "괜찮다"며 오히려 안심을 시켰다.
봉중근은 이날 선발 등판해 2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3회초 첫 타자 신종길에게 공을 던진 뒤 팔꿈치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그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박종훈 감독을 비롯한 LG 선수들은 긴장했다. 곧바로 트레이너가 마운드에 올라가 봉중근과 대화를 나눴고, 잠시 후 박현준에게 공을 넘겨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봉중근이 근육통을 호소한 부위는 왼쪽 손목 굴곡근이었다. 손목 굴곡근은 손목과 팔꿈치 사이로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왼쪽 측면에 해당하는 부위다.
무엇보다도 추운 날씨가 문제였다. 경기가 열리는 시각 서울 기온은 2도였다. 경기장에는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에 가까웠다. 봉중근은 "날씨가 추워서 팔꿈치 근처 굴곡근에 근육 경련이 일어났다"면서 "더 던질 수도 있었으나 시범경기인 만큼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왼쪽 팔꿈치 부위에 통증은 없느냐는 질문에 봉중근은 "그쪽 부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시범경기인 만큼 급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감각을 유지하는 중요하다"면서 "오늘 제구도 괜찮다. 스피드는 남은 기간 동안 조금씩 끌어 올리면 된다"고 대답했다.

봉중근의 교체에 가장 놀란 사람은 박종훈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봉중근의 투구수를 50∼60개로 잡고 있는데 날씨가 쌀쌀해 조금 줄여야 할 것 같다"고까지 말하며 에이스 몸 관리에 신중을 기했다.
LG는 올 시즌 9년 만에 4강에 도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마운드이기 때문이다. 박 감독도 "난 지금 우리 팀의 모든 초점을 투수력에 쏟고 있다"면서 "외야 간이 펜스를 철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고 밝혔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초반 봉중근 때문에 놀랐는데 다행히 큰 문제없을 것 같다는 보고받아 가슴 쓸어 내렸다"고 말할 정도였다.
마운드를 내려온 봉중근은 곧바로 트레이너실로 이동해 통증이 올라온 부위에 아이싱을 했고, 현재는 아이싱을 제거한 상태다. 봉중근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큰 문제만 없다면 정상적인 훈련을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봉중근이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 그의 몸을 살핀 김용일 LG 트레이닝 코치는 "굴곡근에 경련이 일어났으나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일단 자고 일어나서 내일 통증이 남아 있다면 검사를 받겠지만 그렇지 않을 겨우 정상적으로 훈련을 시작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비록 봉중근은 3회초 신종길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2이닝동안 동안 32개를 던져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봉중근의 최종 통증 여부는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의 말 처럼 하루 뒤에 최종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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