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작전이 된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조금씩 성과가 보인다. 올해 모토로 삼은 작전 야구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한 감독은 "이제는 작전이 된다. 그전까지 선수들이 작전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와 팀 배팅 능력이 향상되면서 팀이 보다 짜임새 있어졌다는 뜻이다.
한화는 지난 15~16일 SK와의 시범경기 2연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갔다. 지난해 우승팀 SK를 상대로 역전승과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 12~13일 LG와의 개막 연전에서도 결과는 연패였지만 과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시범경기 4경기에서 한화는 팀 타율이 2할2푼에 불과하지만 경기당 평균 6.0득점을 올렸다. 어떻게든 득점을 짜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가 눈에 띈다. 4경기에서 도루를 10개나 기록했다. 그 중 절반에 해당하는 5개를 10년 만에 포수 마스크를 쓴 SK 최동수를 상대로 한것이지만 LG '앉아쏴' 조인성을 상대로 훔친 베이스도 4개였다. 도루자 3개, 주루사 5개, 견제사 2개로 아웃카운트를 소모한 것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더 상대에게 위협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얻는 이득이 컸다.
한 베이스라도 더 노리는 야구. 2000년대 후반 SK와 두산이 주도한 이 뛰는 야구에 한화도 동참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느림보 군단이었지만 지난해 한대화 감독이 부임한 뒤로는 팀컬러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팀 내 최고 준족으로 꼽히는 전현태는 "미친놈처럼 뛰어라는 주문을 받는다. 코칭스태프에서 죽어도 좋다고 하시니까 적극적으로 뛴다"고 설명했다. 백승룡도 "예전에는 뛸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웃돼도 상관없으니 주루플레이를 하는데 있어 부담이 없다"고 거들었다. 뛰는 야구를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한 감독도 작전 야구를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나라고 왜 뻥뻥 치는 야구를 하고 싶지 않겠나. 그런데 지금 팀 사정으로는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베이스러닝과 팀 배팅을 강조한다. 주장 신경현은 지난 12일 LG전에서 안타없이 2타점을 올렸다. 모두 우측으로 밀어친 땅볼로 3루에 있는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대화 감독은 "바로 그게 팀 배팅"이라고 칭찬했다. 상황에 맞는 타격으로 야금야금 득점하는 게 최근의 한화 스타일이다. 전현태는 "항상 팀 배팅에 대한 생각을 한다. 상황에 따라 가정해 놓고 훈련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완벽한 건 아니다. 주루사나 견제사가 많은 것에서 나타나듯 미흡한 점이 아직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범경기고, 이것저것 맞춰나가는 단계에 있다. 주루사가 많은 전현태는 "시범경기이니까 한 번 시험해 보는 것이다. 시즌 때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한대화 감독도 "점점 조직력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조금씩 '한대화표 작전 야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