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좋고 대범하다.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한화 슈퍼루키 좌완 유창식(19)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지난해 혹사 후유증으로 어깨에 염증이 생기며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와이 전지훈련에 빠진 채 사이판에서 재활훈련에 몰두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부터 합류했지만 훈련량이 많이 부족했고, 당장 뭔가를 보여주기가 어려웠다. 전체 1순위 슈퍼루키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정작 기대만큼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 상황. 주위에서는 조금씩 아쉬움의 소리도 새어나온다.
한대화 감독은 당분간 유창식을 중간에서 원포인트로 기용할 생각이다. 한 감독은 "유창식의 피칭량이 아직 많이 모자라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선발은 무리"라며 "중간에 원포인트로 던지며 경기감각을 키워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완전치 못한 상태에서 던지면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불펜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한 뒤 구위가 올라오면 선발 기용을 고려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 감독은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지금은 완전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가능성은 있어보인다"고 말한 한 감독은 유창식의 성격에 주목했다. "입단할 때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들어왔는데 지금은 구위가 좋지 않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 기죽거나 의기소침할 법도 한데 그런 게 전혀 없다. 스스로 공을 많이 던지면서 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성격이 좋고 대범해 긍정적이다"는 것이 한 감독의 말이다.

투수코치들의 평가도 같았다. 한용덕 투수코치는 "주눅드는 성격이 아니다. 묵묵히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식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며 기를 북돋아주고 있는 정민철 투수코치도 "(유)창식이가 처음에는 내성적인 성격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유쾌한 성격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 장난을 자주 치는 이유는 투수가 외로운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걸 어떻게든 풀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창식은 언제쯤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대화 감독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당분간 선발로는 쉽지 않을 듯하다"고 밝혔다. 한용덕 투수코치도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이 많이 부족했다. 지금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다. 시험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이 시험을 못보듯 (유)창식이도 아직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비유했다. 마음이 급할 법도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서두르지 않겠다"며 유창식에게 시간을 줬다.
유창식도 의욕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불펜 피칭으로 투구수 80개를 소화하며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스스로 투구수를 더 많이 가져가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낼 정도. 유창식은 "그동안 공을 많이 던지지 않아 아직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는 단계인데 열심히 잘 만들겠다"며 "주눅들거나 그러지 않는다. 큰 부담감은 없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확실히 전체 1순위의 그릇이 엿보이는 유창식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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