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이병규(37, LG 트윈스)가 전성기 시절 타격폼을 회복하며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병규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시즌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이끈 결승 투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 개막 2연전에서 8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의 타격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11일 한화와 연습경기까지 포함하면 5경기에서 18타수 7안타(타율 3할8푼9리) 2홈런 7타점이나 된다.
타격 컨디션이 좋은 만큼 그의 얼굴도 밝았다. 16일 경기 전 열심히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이병규에게 다가가 "연일 맹타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비결은 무슨, 그냥 열심히 하는 거다"라고 짧게 대답하고 웃어 넘기려 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공을 맞추는 타이밍을 조금 앞으로 당긴 것이 느낌이 좋다"며 웃음을 지었다. 비결은 타격 포인트 조정에 있었다.

LG에게 ' 적토마' 이병규는 최고 스타다. 지난 1997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쌍둥이 유니폼을 입은 이병규는 입단 첫해 신인왕과 외야수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단숨에 최고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후 팀 내 간판 스타가 된 이병규는 2006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했다.
이병규는 큰 꿈을 안고 일본으로 건너 갔지만 주니치에서 3년 동안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의 전매 특허는 타격을 할 때 몸이 앞으로 쏠리는 듯 하지만 정확하게 배트에 맞춰 안타 또는 홈런을 치는 능력에 있었다.
그러나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포크볼의 경우 중심이 앞으로 쏠릴 경우 맞추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병규는 일본에서 고전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신의 타격 자세 및 타구를 맞추는 포인트를 원래보다 공 2개 정도 뒤로 가져갔지만 적응하는데 쉽지 않았다.

일본에서 생활을 마치고 3시즌 만에 LG로 복귀한 이병규는 지난해 117경기에 출장 2할9푼의 타율과 117안타 9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보통 선수라면 무난한 성적이지만 적토마 이병규 본인 뿐 아니라 모두의 기대에 부족한 성적이다. 팬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이병규는 욕도 많이 먹었다.
문제는 타격 포인트에 있었다. 이병규는 지난해에도 일본에서와 같은 곳에 타격 포인트를 뒀다. 그러나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타격 포인트를 '적토마 시절' 위치로 가져왔다. 아직은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타격 포인트 조정을 위해 겨우내 스윙을 멈추지 않았다. 이병규는 "겨울 동안 방망이를 정말 많이 돌렸다. 기본적으로 훈련을 많이 했고, 타격 포인트도 내 전성기 시절로 가져왔다"면서 "올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팀에서 가장 노장이 된 이병규는 또 개인을 떠나 팀을 챙겼다. 그는 "고참인 내가 앞에서 열심히 하면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믿고 이게 우리 팀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한 뒤 "개인적으로도 어느덧 팀의 최고참이 된 만큼 실력으로 살아남아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투지를 보였다.
실제로 이병규는 스프링 캠프를 떠나기 전 체력 단련 때 '주장'박용택과 함께 가장 먼저 훈련을 시작했다. 후배들보다 더 큰 소리로 기합을 넣었고, 땀 흘리는 후배에게 먼저 물을 건네며 격려했다. 자신도 힘들지만 후배를 먼저 챙겼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훈련이 시작되면 가장 앞에 나섰다. "이번 겨울 동안 정말 땀도 많이 흘렸다"는 그의 말이 사실이었다.
"전성기 시절 타격폼을 회복했다"는 이병규의 말처럼 올 시즌 잠실 야구장에 '적토마'가 뛰어 다닐 지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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