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묵직한 직구가 포수 미트에 꽂힐때마다 함성이 쏟아졌다. 2년간 부상 속에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난공불락' 오승환(29, 삼성 투수)이 올 시즌 명예 회복을 예고했다.
지난 2009년 오른쪽 어깨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으며 2승 2패 19세이브(평균자책점 4.83)에 그쳤고 지난해 16차례 마운드에 올라 4세이브(평균자책점 4.50)에 불과했다. 그는 7월 12일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오른쪽 팔꿈치에 웃자란 뼈조각을 깎아내는 수술을 받은 뒤 SK와의 한국시리즈에 합류한 바 있다.
오승환은 16일 대구 넥센전서 5-4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2탈삼진) 완벽투를 뽐내며 시범경기 첫 세이브를 따냈다. 꽃샘 추위 속에서도 직구 최고 구속 148km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오승환은 시범경기 첫 세이브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통증없이 공을 던질 수 있어 만족스럽다. "시범경기 첫 세이브를 따내 기분이 좋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날씨가 추웠지만 통증없이 공을 던질 수 있어 제일 좋았다"며 "오늘 첫 승을 거뒀는데 이기는 습관이 생기는게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전훈 캠프를 통해 고속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했다. 그는 "기존 변화구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기존 슬라이더보다 구속이 빠르고 상하로 떨어지는데 신경쓰고 있다. 그리고 투심 패스트볼도 추가했는데 던진 뒤 포수와 이야기해보니까 괜찮다고 하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구속도 중요하지만 140km가 나오더라도 볼끝이 더 중요하다. 스피드와 볼끝 모두 향상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많이 나온 것 같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으니까 날씨가 풀린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시범경기 첫 승을 신고한 류중일 삼성 감독은 "1승하기 어렵다"고 껄껄 웃은 뒤 "오승환이 기대된다. 지난해 아파서 던지지 못했는데 오늘 던지는 것을 보니까 믿음이 간다. 직구 스피드와 변화구 모두 좋았다"고 특급 소방수의 부활 조짐에 반색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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