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롯데가 징그럽다는 말 듣고 싶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18 07: 06

"3년 연속 4강에 올랐지만 아직은 상대하기 쉬운 팀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악착같은 팀이 될 수 있도록 동료들과 힘을 내겠다".
 
프리에이전트(FA) 이적 성공 스토리는 끝나지 않은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주장이자 좌익수로도 새 평가에 도전하는 홍성흔(34)이 자신만이 아닌 팀의 호성적을 향해 입술을 깨물었다.

 
2008시즌 후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은 롯데서의 2년 통산 3할6푼1리 38홈런 180타점을 올리며 'FA 모범생'이 되었다. 주로 지명타자로 활약해 수비 공헌도는 미미했지만 그는 타격 능력으로 엄청난 활약상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손등 골절상에도 불구, 3할5푼 26홈런 116타점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두산 시절이던 2008시즌 도중 고질적인 발목 부상 여파에 따른 송구 능력 저하 등으로 인해 포수 포지션 포기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던 홍성흔. 그러나 그는 이제 좌익수로도 나설 수 있는 공수 겸장 야수로서 새 시즌을 맞는다. 2008년부터 외야 수비 훈련을 하기도 했던 홍성흔이지만 시범경기서부터 본격 출장은 올 시즌이 사실상 처음이다.
 
"나한테 공 안 오게 해달라고 투수들에게 이야기하기도 한다.(웃음) 계속 수비 훈련을 하다보니 이제는 어색한 감은 없다. 다만 펜스 플레이에 대해서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투지를 앞세워 무턱대고 달리다가 담장을 못 보는 경우도 있고. 조원우 코치의 담장 근처 펑고를 받기도 하지만 펜스 플레이로 인한 부상 우려는 있다".
 
롯데서의 세 시즌 째 그는 절친 조성환의 뒤를 이어 팀의 주장직을 맡게 되었다. 조성환이 "잘 이끌고 있어서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칭찬을 할 정도로 뛰어난 주장 노릇을 하고 있는 홍성흔이지만 팀 전체에 대한 이야기에는 표정이 진지함으로 굳어졌다.
 
"선수들 모두가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는 투타에 걸쳐 전력이 탄탄해졌다는 생각도 들고. 올해가 우승을 향한 최고의 찬스가 아닌가 싶다".
 
뒤이어 홍성흔은 "타 팀 선수들로부터 '롯데는 징그러운 팀'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밝혔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약팀의 이미지는 벗어났지만 그 이상의 성적이 필요한 팀인 만큼 이기는 데 지독한 모습을 보이는 팀의 주장이 되고 싶다는 뜻이다.
 
"지난 3년 간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결국 단기전 첫 번째에서 번번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아직 우리가 절대 강호라는 이미지는 아니고. 정말 7~9회에도 확실한 경기력을 펼쳐 '롯데가 징그럽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10점 차로 끌려가고 있어도 악착같이 따라잡는 모습을 보여주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두산 시절부터 사제 관계였던 양승호 신임 감독과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일 정도로 두터운 믿음을 얻은, 그리고 동료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분위기메이커로 확고히 자리잡은 홍성흔. 그에게 2011년은 선수 개인만의 도전이 아닌, 선수단과 함께 뛰는 도전의 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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