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의 2도루와 양승호 감독의 '저돌성'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18 09: 46

"따로 주문은 안 했어요. 선수 본인이 뛴 거지".
 
성공에 대한 칭찬보다 세 번 시도한 데 대한 과감함을 높이 샀다.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의 시범경기 호성적 속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공격 주루가 숨어있다.

 
지난 17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졌던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이날 롯데는 선제 결승타 포함 2안타 2타점을 올린 김주찬과 선발 장원준의 5⅓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8-4로 승리하며 최근 3연승을 달렸다. 17일까지의 시범경기 전적 4승 1패로 LG와 함께 공동선두다.
 
승리의 징검다리가 된 선수는 바로 7번 타자 3루수로 출장한 전준우다. 전준우는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회까지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넥센 선발 김성현으로부터 잘 맞은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전준우는 김성현이 주자 출루 시 견제 능력이 허술한 편임을 떠올리고 정보명 타석 볼카운트 1-2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3회 4득점의 발단은 전준우의 출루와 급작스러운 도루였다.
 
4회 또한 마찬가지.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나간 전준우는 볼카운트 1-1에서 또다시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김주찬의 중전 안타에 홈을 밟았다. 선제 결승점과 쐐기점이 모두 전준우의 발에서 비롯되었다.
 
경기 후 양 감독은 전준우의 도루가 지시에 의한 것이었는지 묻자 "자의적 판단이었다"라고 답했다. 뒤이어 양 감독은 "도루 시도에 있어 특별히 제재를 가하지는 않는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는 상대에게 대단한 압박감을 가져다 준다. 시범경기라는 점도 있겠지만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만큼 발 빠른 선수의 적극적인 도루 시도는 권장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고려대 시절 양 감독은 인덕의 지도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력이 팀 성적과 인기로 이어지는 프로 무대에서는 온화함 만으로 선수단을 장악하고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는 어려운 법. 지난해 65도루를 기록한 김주찬을 비롯해 전준우와 황재균, 이승화 등 준족을 보유한 만큼 양 감독은 일단 저돌적인 성격의 그린 라이트를 부여했다.
 
적극적인 주루는 때로 경기 흐름을 끊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일단 적극적 주루의 장점에 주목한 양 감독의 선택은 2011시즌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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